풋풋한 계절 3월이 되면서 동료들의 결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3월의 신랑’이 되는 두 사우의 웨딩스토리를 소개한다. 두 사우 모두 연수원과 대학 시절 키워온 풋풋한 사랑이 올봄에 열매를 맺었다.
이지언 법무팀 변호사
2012년 6월 검찰시보 첫 출근 날,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시보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런데 그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여인이 있었으니 이름 하여 ‘박진영’. 자신을 JYP라고 소개한 그녀는 이름만 박진영일 뿐 외모는 전혀 달랐다.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를 빼닮은 외모와 늘씬한 키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고, 난 마음을 꾹꾹 접어 한편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검찰시보 생활은 매일 저녁술로 마무리되며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그렇게 두 달쯤 지난 어느 날,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졌단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난 기회가 왔음을 본능적으로 직감, 어떻게 하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여성 심리 파악에 일가견이 있는 노는(?) 형님들과 그녀 또래(1986년생)인 주변 여성들에게 자문도 했다. 그녀와 지속적인 연락을 하며 기회를 엿보던 중 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고백을 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온 대답은 “싫.어.요.”였다. ‘도대체 얼마나 싫었으면 싫다고 할까….’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유를 물었다. 그녀는 8살 나이 차이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물러설 수 없었다. 난 그녀에게 8살 차이가 대수롭지 않다는 사실과 호랑이띠(86년생)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사람과 결혼해야 잘 산다는 속설을 지속적으로 ‘각인’시켰다. 그런 노력 끝에 난 신촌의 한 치킨집에서 두 번째 고백을 했고, 그녀의 마음을 얻게 됐다. 그 뒤로 고민과 번뇌가 없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 이어졌다. 우리의 사랑은 무럭무럭 자라 사귄 지 2년여 가까이 돼 결혼에 이르게 됐다. 사랑이 결실을 맺기까지 조언해주신 동료분께도 감사드린다.
일시 : 3월 21일 (토) 오후 1시
장소 :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사이언스파크컨벤션홀 1층 더라움홀
전현진 JMnet 방송지원센터 사우
대학 시절 학생회 임원이었던 나에게 2008년은 아주 바쁜 한 해였다.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유독 붙임성 좋은 후배가 눈에 들어왔다. 선배인 나를 어려워하지 않고 장난도 곧잘 치는 ‘재미있는 아이’였다. 학교생활을 하면 할수록 그 후배와 더 가까워졌다. 그녀는 내게 말도 자주 걸고, 학교 과제와 관련해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다.
2008년 가을, 대학 졸업 행사를 준비하면서 난 또 한번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게 됐다. 그런 나를 지켜보던 후배가 갑자기 내게 다가와 한쪽 옷소매를 잡으면서 말했다. “선배 힘내요.” 순간 내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런데 가슴은 쿵쾅쿵쾅 뛰었다. 나를 걱정하는 후배의 근심 어린 표정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항상 밝고 명랑한 아이를 내가 우울하게 만든 것만 같았다. 그 일을 계기로 그 후배는 더 이상 ‘친한 후배’가 아니었다.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감정이 싹텄다. 그 감정이 점점 커져 결국 고백까지 했다.
2009년 5월 11일, 작지만 진심을 다한 나의 고백을 그녀는 흔쾌히 받아줬다. 그날 이후 우리의 연애는 시작됐다. 연애를 하면서 그녀를 알아가면 갈수록 정말 ‘괜찮은 사람’이란 걸 느끼게 됐다. 연애하는 동안 우리는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언제나 나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착하기만 한 그녀를 내 ‘평생의 반려자’라는 생각이 든 건 어쩌면 당연했는지 모른다. 남보다 잘난 것 없고 그녀보다 많이 부족한 나를 변함없이 믿어주고 사랑해준 그녀를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항상 행복하게 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일시 : 3월 29일 (일) 오후 1시
장소 : 서울 종로구 효제동 엘가모아 2층 아린스홀(옛 한빛웨딩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