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붓한 인원에 반값 수강료 … 사내 중국어 강좌 "씨에씨에(고맙습니다)"
중앙일보 중앙사보 2015.04.20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사우 대상으로 기초반 운영 "시간 절약, 수업 내용 만족" 수강생 늘며 3개반으로 늘려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JMnet 사우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중국어 초급 강좌가 인기다. 올 1월 초 수강생 모집 때 접수 시작 한 시간 만에 마감된 데 이어 수업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난 요즘도 높은 출석률을 자랑한다.


지난 14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서소문로 J빌딩 7층 회의실. 사우들이 중국어 교재를 펼쳐놓고 의자를 당겨 앉았다. 많은 직장인이 퇴근 준비를 할 시각이었지만 ‘강의실’은 중국어 공부에 대한 열기로 뜨거웠다.


“니 찐 니엔 뚜어 따?(당신은 올해 나이가 몇 살인가요?)” 강사인 왕철 중국연구소 사우가 먼저 읽자 수강생들이 다 같이 큰 소리로 따라 읽었다. “워 쓰스얼 쑤이.(나는 42세입니다.)” 사우들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나이를 막힘 없이 이야기했다.


“그런데 중국에선 나이 차이가 나도 친구로 봐서 나이는 잘 안 묻고 주로 상대방의 띠를 물어봐요.”(왕철 사우)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12간지(干支) 띠로 흘러갔다. “니 수 선머?(무슨 띠예요?)” “워 수 후.(나는 호랑이 띠입니다.)” 왕철 사우는 띠와 나이에 관한 ‘중국 이야기’로 수강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중국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세 살 많으면 궁합도 안 볼 만큼 좋다고 해요. 돼지와 호랑이띠는 상극이라고 하고요.” 키에 관한 문답에선 한국과의 표현 차이를 배웠다. 중국에선 사람의 키도 높이를 뜻하는 ‘까오(高)’로 표현한다. 또 키 단위는 ㎝가 아닌 m를 쓴다. 왕철 사우가 자신의 키를 “이 미 빠(1m 8)”라고 말한 뒤 “뒤에 오는 0은 생략한다”고 설명하자 사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어 초급 강좌는 주 2회 5개월 과정이다. 현재 3개 반을 운영 중이다. ▶월·수요일 오후 6~7시, 강사 장이원 사우 ▶화·목 오후 6~7시, 강사 왕철 사우 ▶월·목 오전 11시 45분~낮 12시 45분, 강사 이종서 사우다. 당초 한 개 반만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사우들의 요청이 잇따랐다. 한 반 인원도 정원(6명)을 넘어 최대 8명까지 채웠다. 수강료는 한 달에 5만원.

 

수강생들이 중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크게 ▶업무상 필요 ▶중국 여행 ▶중국에 대한 호기심 등으로 나뉜다. 명찬실 조인스 차장은 “사내에서 구독하는 해외 신문·잡지를 관리하고 요청이 들어올 경우 해외 자료를 검색해야 할 때가 있다”며 “최근 중국 관련 자료가 증가하고 있어 중국어를 알면 업무 처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봉재 코리아중앙데일리 담당은 “상하이 출장을 갔었는데 영어가 안 통해 밥도 원하는 대로 못 시켜 먹겠더라”며 “중국어를 익혀 출장이나 여행을 원활히 하고 싶다”고 했다. 진희범 조인스 차장은 “평소 중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가족과 중국 여행을 가서 중국어로 ‘한마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사내 중국어 강좌에 대해 시간 절약, 비용, 수업 내용 면에서 만족감을 나타낸다. 최명진 중앙일보 대리는 “회사 안에서 배우니 이동 시간이 절약되고 동료들과 공부하니 편하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세옥 조인스 대리는 “수강료도 외부 학원에 비해 절반가량인데 수업은 재미있다”며 “소수 인원이라 집중이 잘되고 질문도 활발히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명찬실 차장은 “이렇게 틈새 시간을 활용하는 사내 강좌의 분야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J빌딩 7층 회의실에서 진행 중인 중국어 초급 강좌.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왕철 사우(강사), 김영환 실장, 진희범 차장, 김성희 사우

 

우수 강사진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중국인인 왕철·장이원 사우는 중국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실력파다. 한국에서 각각 10년, 4년 거주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도 해박하다. 한국인인 이종서 사우는 학창 시절 중국에서 7년 살았고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에 재학 중이다.

 

세 사우는 “JMnet의 학구열에 정말 놀랐다. 사우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열심히 한다”며 “큰 소리로 따라 말하고 질문도 자주 해 가르치는 데 힘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한우덕 중국연구소장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시대 중앙미디어 그룹에게도 중국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면서 “전사원의 중국전문가화가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말했다. 중국어 초급 강좌의 신규 수강생은 6월 초 모집한다.

 

[세 강사가 말하는 중국어 공부 요령]

- 문장을 많이 외운다.

- 중국 만화책을 본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표현이 많다.

- 중국 애니메이션을 본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느리게 말하기 때문이다.

- 중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다.

- 중국 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임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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