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극복하는 게 기쁨... "이슈와 흐름, 시대정신 담는 데 주력할 것"
중앙사보 2018.05.03

3주년 맞은 JTBC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국장 인터뷰

 

“민감 이슈에 대한 고발과 폭로를 하다 보면 법적인 문제, 신변의 위협을 마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주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제 기쁨입니다. 쉬우면 재미없잖아요. 앞으로도 시대의 이슈와 흐름, 시대정신을 담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4월 27일(금) 서울 상암동에서 만난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은 JT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이하 ‘스포트라이트’)의 3주년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지난 3년간 ‘스포트라이트’가 이룬 업적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2월 1일 방송된 스포트라이트 ‘긴급추적, 사법 농단 40년’ 편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주는 ‘이달(2월)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았다. 2015년 5월 31일 첫 방송 후 다섯 번째다. 20~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상파 3사 시사 프로그램의 해당 분야 수상 내역이 단 1건임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수치다. 이 국장은 “시청률, 화제성 모두 충족시키며 양과 질적으로 성장해 궤도에 오른 것은 천운이었다”며 “국정농단 고발 편으로 큰 호응을 얻은 뒤 시청률이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소수·소외 계층의 인권, 남북문제 등으로 이슈를 옮겨가며 다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방송된 ‘긴급취재 2018 남북 공연 비화’ 편은 평균 시청률 7.0%를 기록하며 2018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국장은 “광화문에서 10주 연속 촬영·보도한 ‘국정농단 시리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우리만의 독특한 시각과 취재 방향으로 맥락을 파고든 기획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심위 수상작 ‘가습기 살균제 대참사 3부작’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슈를 만들어 보자’라는 일념으로 3주 연속 비상체제로 제작에 몰두,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8월 청와대에 초청된 가습기 참사 피해자의 어머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JTBC 탐사제작국이 만든 ‘가습기 살균제 리포트’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국장의 방 한쪽에는 피해자 가족과 관련 협회가 만든 감사패가 놓여 있었다. 

기자와 PD가 함께 일하는 것은 ‘스포트라이트’만의 강점이다. 장기하 책임프로듀서 부장, 김백기 취재데스크 차장, 허진 제작데스크 외 PD(이선우·김재훈·최광일·이민수·라정주), 기자(박지윤·봉지욱), 조연출, 작가, 리서처 등으로 구성된 6개 팀이 6주간 1편을 제작해 방송하고 필요시 모든 팀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 이 국장은 ‘스포트라이트는 JTBC 뉴스룸의 축소판’이라고 설명하며 “뉴스룸이 항공모함이라면 스포트라이트는 순양함으로 운영방식이 똑같다. 사장·국장 직급으로 보도의 아이템을 책임지고 진행하고 동시에 조직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앵커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JTBC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경쟁사 시사 프로그램이 특종이나 폭로에 집중된 것과 달리 스포트라이트가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다. 탈북 청소년, 군(軍) 인권, 인혁당 사건 등 인권 문제에서부터 기후, 남북문제 등 심층 기획까지 폭넓고 균형 잡힌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방송된 남북문제는 제작팀이 오랜 기간 천착한 주제로, 새로운 이슈가 생겼을 때 누구보다 심도 있고 발 빠르게 보도에 대비할 수 있다.

 

1988년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해 2011~12년 JTBC 초대 보도국장을 거쳐 대한민국 대표 탐사저널리스트가 된 이 국장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국장은 얼마 전 회사의 남북교류추진단장(겸직)으로 임명됐다. 그는 “올해 정부의 콘텐트 제작을 수주해 대형 기획을 준비 중이다. 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이 작은 포부다”고 말했다.  

 

“내가 일 욕심이 많고 추진력이 있는 편이라 따라오기 힘들 때도 있었을 텐데 여기까지 함께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탐사보도분야 방송제작에 관심이 있는 그룹의 기자, 다양한 직군의 사우들과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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