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의 관심사를 새벽부터, 더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중앙사보 2018.08.02

중앙일보 사회부문 조근조 가동

고성과 기사비율 평소 2배 증가


매일 오전 6시30분 중앙일보 편집국 한쪽에선 머리를 싸매는 기자들이 있다. 7월부터 새로 나타난 모습이다. 이들의 고민은 딱 한 가지다. “오늘은 뭘 쓰지?”


새벽부터 왜 이러는 걸까. 편집국 사회부문은 뉴스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콘텐트를 더 신속히 공급해 더 많은 사람이 중앙일보 페이지를 찾도록 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회ㆍ탐사ㆍ내셔널ㆍ복지ㆍ교육ㆍ환경ㆍ교통팀 소속 기자들은 매일 두 명씩 조근 당번을 정해 이처럼 일을 시작한다.


종전엔 ‘오전 보고 → 데스크 취합 → 편집회의 → 출고 기사 선정 → 추가 취재 및 기사 작성 → 데스킹 → 출고’의 절차를 거쳐 뉴스가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는 시간 동안 특정 이슈에 대한 이용자 관심도가 식거나 다른 쪽으로 바뀌는 일이 잦았다.


그런 반성에서 시작한 게 조근 시스템이다. 조근 기자들은 우선 JA(중앙일보 독자 분석 프로그램)를 통해 이용자 관심사를 파악한다. 중앙일보뿐 아니라 각 언론사가 강조하는 뉴스가 이용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지, 오늘 아침 독자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언급하고 있는 관심사는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렇게 약 30분에 걸친 고민과 논의 끝에 각자 쓸 기사의 핵심 주제를 결정한다. 기자가 쓰고 싶은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오늘 독자가 원하는 뉴스가 뭘까’를 파악하는 게 이 시간의 핵심 업무다.


간단한 아침 식사와 함께 기초 자료 조사를 마치면 오전 8시. 이때부터 전화 취재를 시작한다. 김영민 사회팀 기자는 “취재원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라 통화 성공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 전국의 현장 기자에게 필요 취재 내용을 요청하는 연락도 이때부터 시작한다. 사회부문 모두가 원팀(One Team)이 되는 시간이다.


사회부문의 팀장들은 출근 뒤 이 같은 보고를 받고 이진수 디지털편집데스크와 논의해 출고 시간을 조율한다. 기사 공급 취약 시간대를 고려해 독자 유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만든 7월 4주간 조근조의 콘텐트(45건)는 75.6%(34건)가 ‘J지수 100’을 넘었다. 이는 7월 중앙일보 전체 기사의 ‘J지수 100 이상’ 비율(36.4%)보다 높다. J지수는 독자의 조회 수, 읽은 시간, 댓글 수 등을 종합해 점수로 환산한 것이다. 100점 이상이면 ‘높은 성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조근 기자들의 고성과 기사 중 일부는 지면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지면 제작 효율을 함께 높이는 ‘Digital to Print’라는 혁신 목표가 구현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들의 퇴근은 오후 2시 30분. ‘주 52시간 근무’ 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회부문은 이 밖에 인턴 10명과 함께 인터랙티브 콘텐트 제작도 준비 중이다. 김민상ㆍ홍상지 기자가 이 작업 선봉에 있다.


물론 ‘J지수가 높아서 뭐 할 거냐’거나 ‘성과가 얼마나 유지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래도 7월 조근에 참여했던 기자들은 “사람들의 관심사를 더 일찍, 더 깊이 있게 전달하는 일은 누군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손국희 기자), “디지털 뉴스를 선도하려면 꼭 필요한 일”(오원석 기자), “독자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한다”(여성국 기자)고 입을 모았다.

최선욱 기자ㆍ중앙일보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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