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녀들의 마음 사로잡은 중앙일보 K컬처 서비스 ‘붐붐’
중앙사보 2018.09.06

페이스북 구독자 55만여 명
글로벌 독자 필리핀서 만나

 

"매일 붐붐(VoomVoom)이 업데이트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요즘 가장 즐겨보는 K팝 소식이에요."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난 베티 부라(16·여)가 저에게 한 말입니다.

붐붐은 지난해 11월 ECHO팀에서 시작한 뉴스 서비스의 이름입니다. 붐붐이 영어로 생산한 한류 문화 소식은 페이스북을 통해 필리핀·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영어 사용 국가에 사는 독자와 만납니다.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현재 구독자 수는 55만여 명으로 중앙일보 구독자 수와 격차를 점점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매일 7~8개의 기사를 올리는데 기사마다 좋아요 화나요 같은 반응이 수천 개에 이릅니다. 올해 초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 후 미디어의 성과가 현저히 낮아지고 있지만 붐붐은 다행히 큰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구독자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 K팝 팬입니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류의 바람을 타고 붐붐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이번에 새로운 앨범을 출시한다기에 붐붐은 독자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독자에게 설문을 받은 뒤 이 중 10명을 추첨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을 주기로 했습니다. 독자의 생각도 알아가고 그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기획입니다. 일주일도 안 돼 800명이 참여했고 이 중 10명과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났습니다.

 

한국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필리핀의 한류 팬들은 붐붐의 기사에 크게 만족했습니다. 이따금 메시지로 감사하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그들의 응원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기뻤습니다.

붐붐은 지난해 2월 한 저녁 자리에서 썰리팀 박성우 팀장(당시 에코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그전부터 나라별 페이스북의 반응지수와 현재 트렌드를 면밀히 관찰해 왔던 박 팀장은 이 뉴스서비스는 분명히 잘 될 것이다고 확신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한류 팬에게 영어로 서비스한다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그날 저녁의 대화에서 거의 가닥이 잡혔습니다.

이후 하반기 부임한 신혜련 ECHO팀장이 이를 구체화했습니다. 영어 번역 인턴을 채용하고 페이지의 타깃 독자를 설정하면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이후엔 최선욱 사회팀 기자(당시 EYE24팀장)와 업무 프로세스를 가다듬었습니다. 해외 독자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사화하기 위해 EYE24팀의 채혜선·김은빈·정은혜 기자가 헌신적으로 일했습니다. 남수현·류재연·김채영 인턴도 종일 번역에 매달리는 고생스러운 일을 묵묵히 해줬습니다.

 

아마 이들의 영혼을 갈아 넣는 수준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성공할 만한 아이디어였다 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해 고꾸라졌을 겁니다.

한 달 빠듯하게 준비해 시작했는데 1년도 안 돼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으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건 많은 이의 열정과 노력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뗐을 뿐입니다. 정식 팀이 아니기에 체계가 분명히 서 있지 않아 늘 허덕이고 비즈니스 모델도 광고 이외엔 명쾌하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중앙일보 디지털사업실·코리아중앙데일리와 만나 발전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여러 사람과 아이디어를 교류하면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 방도를 찾는 중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열정과 노력으로 붐붐이 안착했듯 중앙일보의 다른 팀과 공조해 노력한다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첫 번째 한류 미디어가 되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마닐라=이정봉 기자·중앙일보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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