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두 도시 이야기’로 닫혔던 남북교류방송 빗장 열다
중앙사보 2018.10.04

10년만에 공동 추석다큐 제작
서울과 평양 대표음식 담아내
또 다른 내년 특집도 제작 중

 

10여 년 만의 남북 교류방송 재개의 빗장을 연 JTBC 추석 특집 다큐멘터리 ‘서울 평양-두 도시 이야기’(이하 ‘두 도시 이야기’)가 9월 23일과 24일 2부작으로 방송됐다. 총 30일간 평양 촬영 등 프로그램 제작을 지휘한 김명환 JTBC 기획탐사팀장이 '두 도시 이야기' 제작 뒷얘기를 전한다.

 

서울과 평양, 음식 기행을 떠나다
올해 초 JTBC의 장기 기획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기획탐사팀이 만들어지고, 이규연 탐사기획국장과 답을 찾고자 던졌던 질문은 ‘JTBC에 맞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였다. JTBC의 다큐멘터리엔 시대정신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답의 방향이었고, ‘남과 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이 우리가 찾은 답 가운데 하나였다. 
 프로그램에 등장한 한반도기가 새겨진 테이블. 한반도기는 철거된 DMZ 철조망을 녹여 제작한 것이다. 단절과 분단의 상징물인 철조망이 쇳물이 되어 화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 평양 두 도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의 ‘두 도시 이야기’는 남과 북이 쌓아왔던 마음의 장벽을 낮추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평양 그리고 새로운 시도들
지난 10년간 언론의 남북 교류는 닫혀 있었다. 분단 후 첫 취재는 1997년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가 기획한 ‘북한 문화유산조사단’이 포문을 열었다. 10여 년 만에 배턴을 이어받은 JTBC ‘두 도시 이야기’는 몇 가지 의미 있는 방식으로 남북 방송 교류를 재개했다. 먼저 지난 6월과 8월, 총 30일간 진행된 평양 촬영은 우리 제작진과 북한 제작진 및 출연진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조선 요리협회 전문가인 김영일 연구사와 오은정 북한 문화해설사가 촬영에 동행하며 평양의 맛과 멋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촬영은 북한의 베테랑 카메라 감독 2명이 담당했다. 
 평양 4대 음식이라는 평양냉면, 대동강 숭어국, 평양온반, 녹두지짐과 그것을 만드는 내밀한 주방 모습은 이들의 안내와 협조로 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씩 다른 방송 언어와 촬영 방식으로 넘어야 할 벽도 있었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고 더 나은 영상을 만들자는 데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이전에 평양을 다룬 영상과는 차별화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옥류관의 냉면을 푸른 대동강과 평양의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은 이런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음식을 식당 밖으로 가지고 나가 촬영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관계자들에게 평양의 맛과 멋을 한 컷에 담아 보자고 설득했다. 덕분에 대동강에 처음으로 보트를 띄우고 촬영을 하거나 다양한 특수 장비를 활용해 새로운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남과 북의 제작진이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된 이런 경험이 앞으로 방송 교류에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끝나지 않은 ‘두 도시 이야기’
‘두 도시 이야기’는 2018년 추석 방송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내년 특집으로 또 다른 ‘두 도시 이야기’가 제작 중이다. 남과 북의 또 다른 두 도시는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강릉과 원산은 아름다운 동해와 산줄기로 이어져 있을 것이고, 부산과 신의주는 한반도의 관문이라는 역할로 서로 맞닿아 있을 것이다. 그 현장을 찾는 여정 또한 다시 이어질 것이다.
김명환 기획탐사팀장·JTBC

김명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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