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다자녀 혜택’ 하루동안 180만 PV기록 실검 1위 대박
중앙사보 2019.01.10

복지행정팀의 제작 뒷얘기


“선배, 대박 대박 대박!!! 실검 1위예요!!!”


지난달 10일 아침 후배에게 카톡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기사 메모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던 저는 후배가 말하는 ‘대박’이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어리둥절한 채로 포털사이트에 접속했더니…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우리동네 다자녀 혜택’이, 4위에는 ‘중앙일보’가, 그 아래에는 ‘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31’이 올라 있었습니다.


우리동네 다자녀 혜택은 저희 팀이 2개월간 준비한 디지털 스페셜 콘텐트입니다. 이날 새벽 페이지를 오픈하면서 이를 알리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몇 시간 새 독자들의 검색과 유입이 급증한 겁니다. 기쁘기보다 불안했습니다. “내가 뭔가 실수라도 했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건ㆍ사고나 특종이 아닌 기획기사가 포털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기사 링크가 검색 순위에 오른 것도 유례없는 일이었습니다. 맘카페를 중심으로 바이럴(입소문)이 발생했고, 이게 검색-SNS로 이어지며 급속도로 확산됐습니다. 관심이 집중되자 네이버는 아예 ‘다자녀 혜택’ 관련 키워드 검색 결과로 우리 페이지 링크를 맨 위에 노출시키기 시작했습니다. 100여 개가 넘는 인용 보도와 어뷰징 기사가 쏟아졌고, 하루 동안 약 180만 페이지뷰(PV)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동네 다자녀 혜택은 화려하고 멋진 콘텐트는 아닙니다. 정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다자녀 가정 혜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반응형 페이지에 담아낸 것입니다. 서울에 사는 두 자녀 가정이라면 스타벅스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김포공항에선 주차요금을 절반만 내면 된다는 식의 사소한 생활 정보를 담은 콘텐트입니다.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취재했고, 지자체와 카드사, 가맹점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취재를 했습니다. 우리 팀 김나윤·김소연·조혁 인턴과 함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기획부터 취재, 디자인, 개발, 배포까지 디지털 콘텐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유선욱 차장을 비롯한 컨버전스팀이 물심양면 도와준 덕분에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사소하고 단순한 콘텐트에 사람들은 왜 반응했을까, 기자가 아닌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고민해 봤습니다. 당장 아동수당 지원금 하나 신청하려고 해도 동 주민센터에 유모차를 밀고 가서 읍소해야 하는 엄마, 아빠들에게 저널리즘은 사치일 수도 있지만 생활일 수도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걸 만든다고 누가 볼까요?” 기획 단계에서 저 자신도 이런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때 신성식 팀장은 제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네가 그동안 편견 속에 살아온 거 아니냐. 뉴스가 되고 안 되고가 어디 있어. 우리는 팩트에 충실하게, 정직하게 만들고 그건 독자의 선택에 맡기는 거야.”


“이런 걸 정부가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는 저의 소심한 반항(?)에 강주안 사회에디터는 “검색을 해봐도 블로그 같은 부정확한 정보만 뜨는데 언론사가 정리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냐”고 말했습니다. 독자들의 관점에서 진짜 필요한 뉴스가 무엇인지 고민해 왔지만 저는 간과했습니다. 세상에 널려 있는 팩트라 해도 이를 확인하고 정제하면 뉴스가 되고 힘이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저희 팀은 또 다른 콘텐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스의 중심에 서는 일이 재현되리라 기대하지 않지만 꾸준하고 묵묵하게 다양한 디지털 실험을 계속해 보겠습니다.


이에스더 기자·중앙일보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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