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의 인권 보호돼야 … 도시 재개발까지 취재 영역 넓혀 보고파
중앙사보 2019.03.07

JTBC와 중앙일보의 기사들이 연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미투’를 최대 이슈로 만들었던 JTBC의 젊은 기자들은 지난달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기자상을 받으면서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런가 하면 중앙일보의 최은경 기자는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현실을 심층취재, 보도한 ‘옐로하우스 비가(悲歌)’ 시리즈로 언론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들로부터 취재 뒷얘기와 소회를 직접 들어봤다. 


'미디어 오늘'도 주목한 최은경 기자의 옐로하우스 취재기


인천 숭의동 집창촌 ‘옐로하우스’가 어디인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처음 안 것이 불과 지난해 12월입니다. 경인총국으로 발령 나 인천시를 출입한 지 2주쯤 지난 때였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 여성들을 만나고 포털에 옐로하우스를 검색하면 ‘최은경 기자’ ‘최은경 옐로하우스’ ‘옐로하우스 비가’가 연관 검색어로 뜨니 무척 신기합니다. 지난달 미디어오늘의 ‘이주의 미오픽’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 2일 기사가 나왔을 때는 신기함을 넘어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옐로하우스 비가(悲歌)’는 철거를 앞둔 옐로하우스 성매매 여성들 인터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집창촌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물입니다. 지난 1월 22일 ‘①그녀의 가장 비싼 옷은 7만원 점퍼였다’를 시작으로 지난 2일 ‘⑭“집,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 옐로하우스서 버티는 여성들’까지 14회가 보도됐습니다.  


철거 이슈를 기사화하기 위해 1월 8일 처음 옐로하우스를 찾았습니다. 20여 분 동안 재개발 지역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는 이유를 들은 뒤 생각지 못한 이들의 사정이 마음 한쪽에 남았습니다. 철거 기사가 나가고 마침 선배가 성매매 여성들의 휴먼 스토리를 기획해 보자고 제안해 옐로하우스 비가가 탄생했습니다. 심석용 수습기자가 취재를 도와 한층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1회 기사가 J지수 세 부문(중앙·포털·SNS)에서 모두 17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주목받았지만 성매매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다음 회를 위해 댓글을 읽을 때 인신공격성 악플에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픈 역사의 기록을 좀 더 담아볼 계획입니다. 


연재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왜 하느냐”와 “언제까지 할 거냐”입니다. 이 기사로 성매매 여성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면 좋겠습니다. 현행법상 성매매가 불법이지만 이들 역시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성매매 문제가 공론화돼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집창촌을 없애더라도 성매매 여성을 벼랑 끝에서 떨어뜨리는 방식이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앞으로 몇 회를 더 보도할지는 철거 일정에 따라 조정하려고 합니다. 옐로하우스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성매매 논란, 도시 재개발, 인권 문제까지 취재 영역을 넓혀보고 싶습니다. 온라인 중심 콘텐트라 디지털 컨버전스팀, 디지털 편집팀, 에코팀, 그래픽팀, 포토팀, 비디오팀과 협업한 것 역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최은경 기자·중앙일보 사회팀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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