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 매 순간 알 수 없는 드라마의 연속"
중앙사보 2019.04.04

생방송·디지털 시청률 1위 기록


박현주 기자의 하노이 취재기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를 위해 어떤 옵션을 논의했습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어떤 합의도 하지 않은 채 "회담장을 걸어 나왔다"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던진 질문입 니다. 전 세계 기자들은 경쟁적으로 손을 들었고, 믿기지 않게 질문 기회를 얻었습니다. 선배들이 "현주, 너도 충분히 질문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 덕분이었습니다.


보름 가까운 하노이 현지 취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팀워크'였습니다. 타사 대비 적은 인력인 50명. 그중 취재기자 9명과 영상취재기자 11명이 조를 지어 정상회담장과 양 정상의 숙소를 밀착 마크했습니다. 북·미 대표단의 숙소 동향, 차량의 흐름, 현지 외교 당국자들의 전언 등 취재된 내용을 쉴 새 없이 ‘단톡방’에 공유했습니다. 


확인된 정보뿐 아니라 '혹시 김정은이 싱가포르 때처럼 밤 나들이를 할까' '김정은 열차가 중간에 멈추진 않을까' 등 자유로운 대화들도 오갔습니다. 이런 '상상력'은 큰 도움이 됐습니다. 회담 결렬과 북측의 심야 긴급 기자회견 등 매 순간이 알 수 없는 드라마의 연속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의 '66시간 열차 이동'이 시작되면서 취재팀은 그의 도착 사흘 전부터 북ㆍ중 접경지역인 '동당역'에서 '뻗치기'와 '현장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숙소와 식당도 변변치 않아 꼬치 20개를 8명이 나눠 먹기도 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지 드론 영상 촬영, 워크앤토크 리포트와 중계 등 다양한 업무를 해냈습니다.


JTBC만의 현장 전달 방식은 확연히 눈에 띄었습니다. 가만히 서서 중계하는 타사 기자들 사이에서 우리 기자는 앵커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직접 걷고 손짓하며 현장을 묘사했습니다. 중계 중 미리 제작해 둔 워크앤토크 리포트를 VCR로 삽입하는 방식도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다음 날 지상파 방송에서 바로 모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두 차례 옮겨야 했던 하노이 현지 스튜디오도 결과적으론 월등한 면모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심은 현장에 있었습니다. 두 정상이 호텔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곧바로 원고 없는 현장 연결과 앵커의 생중계를 반복하며 동선을 끊김 없이 따라갔습니다. 특집 보도 첫날 현지 스튜디오에만 의존해 방송하던 타 방송사들도 다음 날부터는 현장 연결 비중을 확연히 늘렸습니다.


이외에도 ▷두 기자가 현장 중계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 ▷베트남 현지 녹화 PT ▷1인 방송식 리포트 등 누구도 도전하지 못한 포맷을 시도했습니다. 영상취재 기자들과도 아이디어를 공유해 ▷베트남 현지어로 인사를 건네는 스탠드업 ▷쌀국수 가게에서 걸어 나오는 스탠드업 ▷경찰 병력을 직접 훑으며 이동하는 중계 동선 등 참신한 장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영상 편집, CG 제작 관련 지원은 상암동 JTBC 기자들이 꼼꼼히 살폈습니다.


국내 방송사는 물론 전 세계 취재진과 경쟁하는, 그야말로 치열한 역사의 현장에서 JTBC는 생방송과 디지털 시청률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베트남 현지 인력부터 상암동 JTBC 취재팀까지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 성과였습니다.


박현주 기자ㆍJTBC

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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