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마다 가장 먼저 도착해 단독보도 만들어 … 디지털 퍼스트의 힘을 체감했죠"
중앙사보 2019.06.13

‘이달의 기자상’ 수상기


디지털 퍼스트. 이것이 4월 17일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사건’ 관련 보도로 지난 5월 28일 ‘이달의 기자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중앙일보가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지 2년이 흐르면서 디지털 퍼스트 체제가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조현병 환자였던 안인득이 주민 5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매체는 중앙일보였습니다. 안씨가 근무했던 자활센터 직원도, 피해자 가족도 중앙일보가 가장 먼저 만났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자신들이 가진 CCTV 영상을 제게 가장 먼저 보내줬고, 이는 마이크로브랜딩 영상팀의 발 빠른 편집을 거쳐 보도됐습니다.


16시간 동안 ‘뻗치기’를 한 끝에 만난 안인득 모친의 인터뷰도 중앙일보가 유일했습니다. 정신자활센터에서 유사한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었다는 점, 이웃 주민과 지속적인 갈등이 있었다는 점 등을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염태정 내셔널팀장과 위성욱 선배를 비롯한 취재팀의 빛나는 팀워크 덕분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 부실을 짚는 기획 기사를 3일 연속 내보냈습니다. 그 결과 잔혹한 범행 상황이나 임금체불에 대한 불만 등에 집중했던 타사도 부실한 정신질환자 관리로 그 보도 초점을 옮겼습니다.


PV를 우선으로 하다 보니 자극적인 기사를 쓰거나, 기사의 가치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등 아직 해결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사실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퍼스트 또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달의 기자상을 탔듯 무한한 가능성이 있을 뿐입니다.


어렸을 때 즐겨봤던 동화 ‘빨간 머리 앤’에 나왔던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 현장에서 함께 뛰어준 선후배에게 이 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이은지 기자·중앙일보 부산총국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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