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과 탈권위의 시대, 더 큰 비전 갖고 변화해야"
중앙사보 2019.08.01

홍정도 사장, 2019 C2 포럼서 강조

방송ㆍ신문사도 생존 위협받는 시대

현실 인지 못하면 가장 큰 위기 될 것


“세상 모든 사람이 나무칼을 들고 나만 쇠칼을 들던 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너무나도 쉽게 쇠칼을 복제해 모두가 무장하는 시대다. 이런 현실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면 지금이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다.”


홍정도 중앙일보ㆍJTB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월 5일 휘닉스 평창에서 열린 2019 C2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연례 행사인 C2 포럼은 그룹 임원진과 주요 보직자들이 참석해 계열사와 부문 간 협업을 촉진하는 자리다. 올해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실질적인 변화 (Change)’와 ‘새로운 도전(Challenge)’을 하자는 데 목표를 뒀다.


이날 홍 사장의 강연 제목은 ‘권위주의의 종말 - Think out of the box’였다. 홍 사장은 강연에서 지금을 ‘절대권력을 가졌던 메이저 방송사와 신문사도 케이블, 종편, 수많은 인터넷 매체에 의해 생존을 위협받는 불확실성 시대’로 정의했다. 홍 사장은 “오픈 소스의 등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가 윈도 등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잃어버렸던 때(2014년)와 ‘미디어’라는 것이 더 이상 독점적 지위를 갖지 못하는 현재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큰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합종연횡’도 마다치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2014년 MS의 신임 CEO로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가 펼친 정책을 ‘이대도강(李代桃?·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죽는다는 뜻으로 큰 것을 이루기 위해 작은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 ‘주도적 탈권위’ ‘합종연횡’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B2B 서버 사업, 윈도, MS오피스로 대표 되는 MS에서 나델라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들고나온 ‘클라우드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 정책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그 동안 주도권을 쥐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던 ‘홈그라운드’인 기존 시장에서 과감히 내려와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생태계에서 다시 경쟁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내·외의 우려와 불만 속에서도 나델라는 이 정책을 밀어붙여 클라우드 사업 등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뒀다. 그 결과 나델라의 부임 전 “아무도 MS의 CEO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MS는 끝났다”는 비판을 듣던 MS는 올해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자리를 탈환했다.


홍 사장은 “MS가 이룬 ‘제국의 역습’ ‘왕의 귀환’처럼 우리도 현재의 불확실한 시대를 두려워하거나 의기소침해 있기보다는 더 큰 비전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며 “나델라의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만 가능한 정책을 실천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S의 부활은 나델라 혼자 한 것이 아니라 그와 팀원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다. 저 역시 여기 계신 여러분이 변화의 주역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함께 노력해 변화를 이뤄 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연에 앞서 열린 C2의 메인 워크숍에서 그룹 임원단은 유럽의 강국 이름이 붙은 6개 팀으로 나뉘어 ‘디플로머시(diplomacy)’ 게임을 진행했다. 이웃 국가들과 때로는 연합하고 때로는 배신도 서슴지 않으면서 가장 많은 전략 거점을 차지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요소를 접목해 인사이트를 얻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통해 참석자들은 생존을 위한 ‘이대도강’과 ‘합종연횡’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게임에서는 제찬웅 중앙홀딩스 대표가 이끈 ‘터키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김은아 기자

김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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