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중앙일보와 함께한 두 선배의 퇴임식이 13일 서울 서소문로 J빌딩 8층 ‘아이(eye)룸’에서 열렸다. 중앙일보 23기인 이찬호 강원 주재 기자와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날 퇴임식에는 부산·대전·광주 등지의 주재 기자들을 포함한 후배 기자들이 모여 두 선배의 인생2막을 응원했다.
이 기자와 박 전문기자는 담담하면서도 간간히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 기자는 “중앙일보에서 일하는 시간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신나게 일하고 퇴임하는 중앙일보가 되길 바란다”며 “춘천(강원도)이 멀다고 하시지만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다. 춘천에 놀러오시면 기꺼이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문기자는 “중앙일보에서 능력보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간다. 국내 유일의 식품의약전문기자라고 떳떳이 말하고 다녔다”며 “아직 나는 젊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젊으면 젊기 때문이다. 나가서도 중앙일보에 기여하는 방향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두 사람을 떠나 보내며 후배들이 한마음으로 전달한 감사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불타버린 천년 고찰 낙산사 터에, 폭설로 한밤중에 차량 수백 대의 발이 묶인 대관령 고갯마루에, 600㎜가 넘는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철원 평야에 그는 취재 수첩과 펜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중략) 이번에도 우리의 이찬호 선배는 한걸음 앞서 새로운 세상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머지않아 찾아갈 우리를 이 선배는 언제나와 같은 웃음으로 맞아줄 것이란 걸.’(이찬호 기자)
‘당신은 대한민국 최초의 식품의 전문기자였습니다. 건강한 식품과 인체의 오묘한 공생 원리를 연재한 박태균의 푸드&헬스, 그리고 의약과 의학을 넘나든 해박하고 심도 있는 수많은 기사로 중앙일보·중앙SUNDAY의 지면을 빛냈습니다. 당신은 이제 더 자유로운 세계에서 인생의 2막을 힘차게 설계하려 합니다. 당신의 해맑은 미소, 순박한 마음 그리고 열정을 잊지 않겠습니다.’(박태균 전문기자)
퇴임식에서 최훈 편집·디지털국장은 “오늘 아쉽게도 존경하는 선배 두 분을 보내 드려야 한다”며 “늘 건강하시고 번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