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전사들 6년 만에 우승 갈증 풀었다
중앙일보 중앙사보 2015.05.26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서 역대 4번째 정상 JMnet 창립 50년 첫 낭보

중앙일보가 제43회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이자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창립 50년을 축하하는 낭보였다. 중앙일보는 16일 고양시 별무리구장에서 치러진 준결승·결승전에서 조선일보와 아시아경제를 차례로 누르고 6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 100만원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위스타트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우승의 주역인 노진호 기자가 생생한 뒷얘기를 보내왔다.  

 

 

중앙일보 창간 50년, 하늘이 점지해준 2015년이 밝았습니다. 세 차례 우승을 경험한 선배들의 우승 DNA는 2월부터 꿈틀거렸고, 후배들도 오묘한 긴장감에 몸이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축구단 카톡감옥입니다.” 2월 13일, 이정봉(44기) 선배의 메시지와 함께 즉각 카톡 작전방이 개설됐습니다. 3월은 매주 토요일, 4월부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6시에 시작되는 연습경기 일정이 잡혔습니다. 경찰청 축구팀 감독인 황원준 코치도 도우미로 섭외됐습니다.

 

연습 과정은 하나의 건물을 지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우승’이라는 높은 건물은 사소한 균열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균열은 황 코치의 지도 아래 조금씩 메워졌습니다. 체력 하나만 믿고 마구 뛰어다니다 주저앉는 저에게 황 코치는 ‘수비를 버리고 공격에 집중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일주일에 1~2회의 개인지도를 통해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빈약했던 이정봉 선배를 거듭나게 해줬습니다. 이 선배는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다시 태어났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신준봉(49·31기) 선배와 함께 최고령 선수인 장세정(31기) 선배도 군기 반장이 돼 골키퍼인 한영익(48기) 기자를 향해 “야! 킥 똑바로 안 차나!”를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홍석현 회장(오른쪽)이 주장 박태희 선수와 함께 우승 깃발을 흔들고 있다.

 

시련도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강행군에 한 번은 신인섭(33기) 선배에게 대들었습니다. 실수에 꾸중을 듣자 “축구 못하겠다”며 소리를 내질렀던 것입니다. 경기 직후 사과드리고 문자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니 답장이 왔습니다. “목표를 위해 가다 보면 이런 갈등이 생기는 게 당연한 것. 서로 믿고 진하게 뭉쳐 올해는 진짜 우승컵에 사나이 눈물 한 번 말아 먹어보자.” 이후 저는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모든 성과는 선수단 노력만으론 불가능했습니다. 최훈 편집·디지털국장은 비가 오나 ‘성완종 폭풍’이 부나 연습날이면 새벽 6시부터 ‘우중지도(雨中指導)’도 마다치 않았습니다. 김수정 행정국장도 연습 때마다 캠벨 포도와 딸기, 방울토마토를 챙겨와 독신 생활 탓에 과일을 잘 못 먹었던 저는 “과일 때문에라도 연습에 적극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앙일보가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선수단과 가족, 응원단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 촬영을 했다. 축구대회는 JMnet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화합의 자리도 됐다.

 

1차전에서 이데일리에 아깝게 패한 JTBC는 훌륭한 연습 상대가 돼주었습니다. JTBC 이세영(36기) 선배는 “올해는 우리가 스파링 상대가 될 테니 내년엔 결승에서 만나자”며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많은 선배가 보내주신 격려금으로 ‘총알’도 풍족했습니다.

 

응원단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중앙일보 선배들은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습니다. ‘마수지(마포라인 수지)’라는 별명을 가진 응원부단장 김선미(49기) 기자의 활약 역시 빛났습니다. 왜 우리를 일컬어 중앙일보 ‘식구’라고 하는지 깨닫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중앙일보 식구 모두가 힘을 모아 ‘무실점 우승’이라는 튼튼한 건물을 완공했습니다. 중앙일보 유니폼에 붙여진 세 개의 별이 네 개가 되었습니다. 이젠 다섯 번째 별을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구호를 다시 한 번 외쳐봅니다. “중앙, 중앙, 파이팅!"

노진호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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