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백상예술대상이 지난달 2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송강호·최민식을 비롯해 전지현·김수현·이민호·박신혜·안성기·박유천·이정재·설경구·신민아·배두나·지성·김래원·조재현·송윤아 등 지난 한 해 영화와 TV에서 맹활약한 스타 70여 명이 참석했다. 그 시상식의 뒷얘기를 들어봤다.
‘공정한 심사’. 4개월이 넘는 행사 준비 동안 백상예술대상 사무국이 가장 집중한 부분이다. 3차에 걸친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지난 1년의 한국 대중문화를 기록하고 더 나아가 문화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상식’이란 의미를 되새기며 심혈을 기울였다. 대상 수상자(작) 선정은 의외로 순탄했다. 지난해 영화 ‘명량’으로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이순신의 혼을 깨웠다’고 평가받는 최민식, 그리고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힐링 예능’의 새 장을 연 나영석 PD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오히려 최우수 연기상을 두고 격론이 이어졌다. 결국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상 선정을 두곤 40년 만에 공동수상이 결정됐다. ‘끝까지 간다’에서 호흡을 맞춘 이선균(40)과 조진웅(39)이 나란히 호명됐다. 심사위원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호흡으로 연기해 둘을 떼어 놓고 판단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JTBC의 쾌거도 있었다. TV 예능 작품상을 JTBC ‘비정상회담’이 가져갔다. 심사위원들은 “교양과 예능이 세련되게 어우러졌고 기존의 외국인 패널 프로그램의 한계를 완벽하게 뛰어넘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제일 촉각을 곤두세운 일은 무엇보다 스타 섭외였다. 톱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건 정말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었다. 미국에 머물며 드라마 ‘센스8’의 월드프리미어 행사를 준비하던 배두나는 어렵사리 워쇼스키 감독을 설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신민아 역시 해외광고 촬영 일정이 시상식과 겹쳐 참석이 불투명했지만 막판에 스케줄을 조정해 참석할 수 있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전지현은 칸 영화제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해 백상을 빛냈다. 지방에서 영화 촬영 중이던 안성기·최민식도 빠듯한 스케줄을 조정했다. 안성기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화장’의 임권택 감독이 참석한다는 얘기에 달려왔다.
배우들의 ‘특급 매너’ 도 눈에 띄었다. 안성기는 함께 노미네이트됐던 이선균·조진웅 두 후배가 호명되자 엄지손가락을 빼들며 축하했다. 또 TV 부문 여자 최우수 후보였던 문정희는 마치 자신이 상을 받은 듯 송윤아를 얼싸안고 기뻐하며 진한 동료애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