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상 받은 듯 … 남은 시간도 나무 심는 마음으로 기사 쓰겠다"
중앙일보 중앙사보 2022.12.01
2022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수상한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가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선정하는 2022 대한민국과학기자상을 받았다. 대한민국과학기자상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성 있는 보도로, 과학계와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온 언론인에게 수여한다. 심사위원단은 강 기자를 두고 “28년간 오로지 환경, 기상, 과학에만 천착해 왔다”며 “가장 성공적인 ‘전문 기자’로 독자들에게 분명히 각인된 언론인”이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시상식에서 강 기자는 “환경전문기자로 보낸 28년에 대한 개근상을 받은 것 같다. 남은 시간에도 나무 한 그루 더 심겠다는 마음으로 기사를 쓰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4일 열린 2022 과학언론상 시상식에 참석한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강찬수 기자는 1994년 전문기자로 입사 뒤 28년간 6500건이 넘는 기사를 썼다. 미생물학, 생태학이라는 본인의 박사 학위 전공을 살려 새만금 간척사업, 4대강 사업 논란, 여기에서 파생된 수질 오염을 꾸준히 다뤘고 2005년 포스코의 다이옥신 대량 배출 사실을 발굴해 특종 보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을 이야기해 왔다. 폭넓은 영역을 오랜 기간 따라갈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환경 이슈에도 학계의 논문 발표부터 사회적 갈등, 국제적 분쟁 등 그 깊이가 다양하다. 일요일도 없이 매일 3시간씩 논문과 타사 보도, 외신 등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정리한 데이터베이스 내에 생성해둔 키워드만 1만여 개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한 강 기자는 “어떤 기사든 정리해 둔 데이터베이스에서 서너 개 이상의 자료를 가져와 쓰기 때문에 똑같은 논문을 보고 쓴 기사라 하더라도 타사 보도와 그 깊이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28년간 6500건 환경 기사 보도

휴일도 매일 3시간씩 정보 정리

“보도 대한 분위기 달라져 뿌듯”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아진 환경에 대한 관심에는 다소 회의적으로 답했다. 강 기자는 “결국 사람들이 물과 공기, 쓰레기처럼 생활 환경에 대해서는 예민하다. 하지만 본인에게서 조금 멀어지는 문제, 생태계, 생물 다양성 문제만 가도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막 됐을 때만 해도 쓰레기 종량제 시행 전이라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가장 심각했는데 그런 것들은 어느 정도 해결돼 가는 국면이라면, 기후변화나 기후 위기에 대한 것들은 이제 재깍재깍 우리의 삶으로 다가오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기사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오던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라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보도가 헛되진 않았구나 싶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과학' '환경'하면 어려워하는 독자가 많다는 말에는 “쉽게 쓰려고 노력은 많이 하는데, 너무 쉽게만 쓰려고 하면 중간이 빠지거나 분량이 한없이 긴 기사가 돼버린다”면서 “그럴 때는 비전공자인 아내에게 먼저 기사가 괜찮냐고 물어본다”고 귀띔했다. 독자와 더 가까이에서 만나려는 작은 노력이다. 

 

강 기자는 “매년 200여 건 넘는 기사를 써왔지만 여전히 이야기할 게 많다. 정년까지 11개월 남았는데, 이것저것 빨리 마무리 지을 게 많은 것 같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편안한 노후, 풍족한 미래를 생각하는데 환경이 안 지켜지면 그 또한 없는 것”이라면서 “회사에서도 관련 캠페인을 많이 하는 만큼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은아 기자 중앙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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