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기반 혁신창업, 중앙일보가 국가 아젠다로 만든다
중앙일보 중앙사보 2023.01.05
‘혁신창업 국제심포지엄’ 개최 서울대·KAIST와 MOU 맺고 1년 반 담금질에 입법도 눈앞

지난해 12월 20일 서울대에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행사가 열린 곳은 서울대 관악캠퍼스이고, 서울대와 KAIST·중앙일보 3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형태였지만, 실상 중앙일보 행사였다. 중앙일보가 2021년 6월부터 시작한 연중기획 ‘혁신창업의 길-R&D 패러독스 극복’의 중간 결산 성격이었다. 국제심포지엄은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였다. 동시통역이 이뤄지는 가운데, ‘창업국가’ 이스라엘 혁신청 의장이면서 수석과학자인 아미 아펠바움 박사와, 혁신·클러스 터의 전문가인 미국 MIT의 스콧 스턴 교수가 한국의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혁신창업의 주인공인 딥테크 스타트업 6개사가 ‘혁신창업상’을 수상했다. 서울대와 KAIST의 교수이면서 스타트업 창업가인 수상자들이 나와서 혁신기술에 기반한 창업 사례를 발표했다.

 

‘혁신창업’은 연구개발(R&D)에 기반한 딥테크(deep-tech) 창업을 의미한다. ‘창업’은 이미 오래된 화두다. 심지어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까지 나올 정도로, 어느덧 창업은 젊은이들 사이에 ‘힙’한 단어가 됐다. 실제로 창업의 선두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주요 대학에선 가장 우수한 졸업생이 스타트업을 하고, 그다음 수준의 학생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간다고 한다.

 

혁신창업은 그냥 창업이 아니다. 최근 많이 회자되고 있는 국내 우수 스타트업 대부분이 플랫폼이나 비즈니스 모델형이다. 이들 기업은 아쉽게도 국내 시장을 벗어나기 어렵다. 혁신창업은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R&D에 기반한 세계적 기술로 창업한 기업의 경우를 말한다. 혁신 창업 스타트업이 많이 나와야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국내 대기업들이 이들을 M&A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서울대에서 열린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에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1년 반 이상 격주로 오피니언면과 종합면에 최근 싹트고 있는 혁신창업 기업들을 발굴해 소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매달 혁신기술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한 전문가들이 모여 ‘혁신창업포럼’을 열어왔다. 또한 분기별로 혁신창업 자문위원회도 열어 그간의 과정을 점검하기도 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오세정 서울대 총장, 이광형 KAIST 총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이정동 서울대 교수, 이하경 대기자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환영사에서 홍석현 회장은 혁신창업 스타트업, 글로벌 대기업이 협업하는 클러스터가 전국에 조성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을 제안했다. 홍 회장은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세계적 학술지를 장식하는 뛰어난 연구 성과들이 아직까지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혁신성장의 사다리가 끊어져 있다”며 R&D 패러독스를 언급했다. 이어 “R&D로 탄생한 혁신적 기술이 성공적으로 창업과 기술이전으로 이어져야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은 그렇게 시작됐다. 혁신창업을 대한민국의 어젠다로 만들기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학인 서울대와 KAIST가 중앙일보와 손잡고 매년 번갈아 가면서 국제심포지엄을 열기로 MOU를 맺었다. 올해는 KAIST에서 주관하고,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이 후원을 맡았다.

 

혁신창업은 이제 국가 어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과기정통부에서는 R&D 패러독스 극복을 위해 R&D 기획에서부터 기술이전과 창업 등 기술사업화를 명문화하는 ‘성과확산법’을 준비하고 있다.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딥테크 유니콘 육성은 정부 R&D 핵심 임무”라고 역설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혁신창업은 한국에서 이제 싹을 틔우는 단계에 있다. 중앙일보가 그 길에 앞장 서고 있다.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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