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오두막이자 또다른 전쟁터였다” 57년 서소문 시대 아듀!
중앙일보 중앙사보 2023.01.05
중앙일보인들의 J빌딩 이별식 ‘서소문, 헤어질 결심’ 이모저모

지난달 30일 중앙일보S가 J빌딩을 떠나면서, 1965년부터 중앙일보 그리고 중앙그룹의 터전이었던 ‘서소문로 100’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에 앞서 같은 달 20일 과거 중앙일보 편집국이 있었던 서울 서소문 J빌딩 8층에선 건물의 마지막을 임직원과 기리는 연말 송년회, ‘서소문, 헤어질 결심’이 열렸다. 중앙그룹의 희로애락이 57년간 쌓인 곳인 만큼 임직원들은 J빌딩에 얽힌 서로의 추억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행사의 이름을 지은 강정진 중앙일보 기자는 “서소문에서 지낸 세월과 그곳을 떠나 가야 할 길을 생각하다 보니,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그 말이 떠올라 행사명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미 대부분의 부서가 2020년 서소문을 떠나 상암 시대를 열었지만, J빌딩이 중앙일보의 시작을 함께한 곳인 만큼 참석자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최훈 중앙일보 주필은 건배사에서 “J빌딩은 열정과 에너지, 의욕이 충만했던 곳”이라고 회고했다. 최 주필은 중앙일보가 2012년 A빌딩에서 J빌딩으로 이전한 후 임기를 시작(2013년) 한 첫 편집국장이다. 최 주필은 “이 건물도 참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인근의 노래방과 맛집에도 많은 추억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고현곤 중앙일보 편집인은 “골목골목마다 여러 추억이 많은데, 완전히 떠난다고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곳은 내 인생 그 자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0일 J빌딩 8층에서 열린 ‘서소문, 헤어질 결심’에 참석한 신문군 임직원들.

이날 행사에선 김수정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퇴임식도 열렸다. 중앙일보에서 피플&섹션부장, 행정국장, 콘텐트제작Chief에디터 등을 지낸 김 논설위원은 행사명에 빗대 본인을 ‘서소문의 탕웨이’라 소개해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김 논설위원은 J빌딩을 두고 “따뜻한 오두막이자 또 다른 전쟁터”라고 표현했다. 치열하게 현장을 누비며 기사를 작성하고 회사로 들어가는 자신을 반겨주는 아늑한 오두막이자, 데스크의 불호령과 첨삭으로 밤늦게까지 마감을 하던 또 다른 전쟁터라는 설명이다. 김 논설위원은 “우리가 너무나 사랑했던, 모든 청춘을 다 바쳐 만들어낸 여러 콘텐트를 담아준 이곳에 감사한다”며 “앞으로 더 멋진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료들은 김 논설위원에게 ‘나보다 더 주변 사람을 챙기는 배려와 헌신, 온화한 리더십과 지혜로움의 흔적을 저희가 잘 지켜나가겠다’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최지영 코리아중앙데일리 편집인은 이날 본인이 경품 추첨으로 받은 노트북을 김수정 논설위원에게 선물했다.

 

30년 근속자들을 위한 황금열쇠 수여식도 이어졌다. 신문군 내 대상자 11명 중 이상렬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예영준 중앙일보S 선데이국장이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에게 황금열쇠를 받았다. J빌딩을 떠나는 중앙일보 임직원들의 이야기 ‘서소문, 헤어질 결심’은 중앙그룹 유튜브 채널 ‘앙중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아 기자 중앙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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