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없이 환경 말해보자” 가능성 발견한 ‘플라스틱 프리 시티’
JTBC 중앙사보 2023.04.06
KBCSD언론상 방송 대상 수상 다양한 사람들의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 실태 보여줘

JTBC 콘텐트제작팀이 제작한 '다큐플러스: 플라스틱 프리 시티'가 지난달 16일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가 선정하는 KBCSD 언론상을 수상했다. KBCSD 언론상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에 기여한 보도와 프로그램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다음은 박상도 콘텐트제작팀장이 중앙사보로 보내온 수상 소감.   /편집자

 

“북극곰을 이야기하지 않고 환경 문제를 말할 수 있을까?”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받아들었을 때 떠오른 질문이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북극곰을 빼고 우리와 가까운 주제를 통해 생활과 맞닿아 있는 환경 문제를 다룰 수는 없을까.

 

프로그램이 방송되던 시점은 코로나19가 3년째 지속되던 해였다.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고 적어도 일주일에 몇 번은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배달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우리가 쓰는 마스크 역시 석유계 물질에서 추출해 만들어내는 일종의 플라스틱이었다. 그래, 플라스틱 이야기를 해보자. 이것이 첫 질문의 답이었다.

왼쪽부터 이경호 KBSCD 회장, 박상도 JTBC 콘텐트제작팀장.

다음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였다. 문제는 사용한 플라스틱이 대부분 ‘쓰레기’의 형태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주제가 환경 문제라지만 1시간 내내 쓰레기를 보여줄 순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한 방법은 ‘사진’을 통한 플라스틱의 ‘오브제화’였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진작가 김명중씨와 함께 플라스틱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그것을 작품으로 담아 프로그램에 활용했다. 또 나이대별, 상황별 일반인 사례자들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주부, 직장인, 학생 등 사람들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배출하는지 일주일 동안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아보게 했고, 다음 일주일 동안엔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살도록 하는 미션을 줬다. 그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어떤 ‘각성’과 ‘가능성’을 얻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이만큼 많은 플라스틱을 쓰며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각성과 ‘플라스틱을 이렇게 많이 쓰지 않아도 살 수 있구나’하는 가능성.

 

마지막으로 고민한 지점은 플라스틱 프리 시티를 향한 노력의 주인공으로 MZ세대를 담는 일이었다. 여러 나라의 MZ세대들이 어떻게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시청자들이 ‘나도 좀 줄여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호주의 10대 플라스틱 관련 환경운동가와 한 달에 한 번 배를 타고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봉사를 하는 태국 청년들이 프로그램에 등장할 수 있었다.

 

사실 환경 문제처럼 큰 주제는 어떻게 내 문제로 바꿔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느냐는 게 핵심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이걸 어떻게 다르게 풀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더해져 ‘플라스틱 프리 시티’가 나오게 됐다. KBCSD 언론상 수상 외에도 제작진에게는 이번 다큐가 색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고마운 프로그램으로 남을 것 같다.

박상도 팀장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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