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돈봉투·주가조작' 대특종이라는 것에 이견 없었다
JTBC 중앙사보 2023.06.01
‘이달의 기자상’ 5개 부문 수상 방대한 분량의 녹취 파일 분석 주가 조작 핵심 관계자 접촉 등 장기 취재로 결정적 팩트 확보

JTBC 뉴스룸이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등이 선정하는 4월 ‘이달의 기자상’ 5개 부문을 한꺼번에 수상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에선 탐사보도부와 사회2부 기자들이 함께 보도한 ‘돈봉투 전당대회의 민낯’이 취재보도1부문을, 탐사보도부가 보도한 ‘다단계 주가조작단 의혹’이 경제보도부문을 받았다. 31일 서울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연합회 시상식에서도 두 보도는 취재·기획 보도 부문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다단계 주가조작단 연속 보도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돈봉투 전당대회의 민낯’ 보도는 2021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표 매수 의혹을 파헤쳤다. 지난해 말 확보한 방대한 분량 녹취 파일 등을 오랜 기간 분석하고 민주당 안팎을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 파일엔 여의도 정치인들이 능수능란하게 자금을 모으고 뿌리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이 사건을 취재한 오승렬 PD(탐사보도부)는 “마치 점심 메뉴를 고르듯 자연스러운 대화에 ‘내가 지금 뭘 듣고 있는 거지’ 맥락을 놓치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대부분 매체들이 톱기사로 JTBC 보도를 인용·추종 보도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대표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돈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정근씨 측은 JTBC가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았다며 취재진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성명 불상 검사’란 가상의 인물도 만들어내 함께 고소했다. 이씨 변호인은 “하루 24시간씩 들어도 62일이 소요되는 방대한 분량이라 특정 녹음 파일을 가려내는 일은 현실적으로 검찰만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이호진 기자(탐사보도부)는 “우리가 검찰 없이 해낸 일을 ‘불가능한 일’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우리의 노고를 인정해준 듯해 묘한 감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에 참석한 박준우·이호진 기자, 오승렬 PD, 서효정·임지수·한민용·이서준 기자(왼쪽부터).

 

‘다단계 주가조작단 의혹’ 보도는 8개 종목 주가가 동시에 의문의 하한가를 친 지난달 24일 시작됐다. 주가조작단이 통정매매와 차액결제거래(CFD)의 허점을 이용해 1조원대 자금으로 쌓아 올린 종목들의 주가가 순식간에 고꾸라졌다. 취재진은 올해 초부터 주가조작단에 몸담았던 핵심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한 직후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검찰에 사건을 제보했고 추가 취재를 해오던 중이었다. 박준우 기자(정치부회의)는 “취재 도중 벌어진 주가 폭락 사태에 팀원들이 주말을 반납한 채 밤낮 없는 취재로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보도 후 조작단 핵심 3인방이 모두 구속됐고, 금융당국은 대대적인 제도 개선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사건의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귀를 의심할 만한 이름들이 쏟아졌다. 가수 임창정씨부터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 장인재 전 청와대 행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까지. 주가조작단에게 수십억원을 맡기고 사람들을 끌어들인 투자자로, 주가조작단 업체 급여를 받는 핵심 관계자로 각계 유명인들이 등장했다. 서효정 기자(탐사보도부)는 “이 사건의 특징은 등장인물 모두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후속 취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JTBC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대특종이라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며 “확인 절차가 어려운 보도를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에 대해선 “장기간 방대한 취재량을 소화하면서 결정적인 팩트를 확보했다”며 “윤리성과 공정성을 모두 지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로 취재 완성도 측면에서 아주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임지수 기자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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