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홈페이지서 생방송, 중앙일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머'
중앙일보 중앙사보 2015.06.22
논설위원·디지털기획실 등과 협업 누드코리아 등 4개 프로그램 선봬 조회수 최대 3만 여건 … 순항 중

“자, 10초 남았습니다.” 

 

지난달 21일 오후 1시 59분 50초 J빌딩 2층 인터뷰룸. 비스듬히 마주 본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고쳐 앉았다. 시선은 6㎜ 촬영 카메라를 향했다. 스탠딩 LED 조명이 검은 천이 드리워진 인터뷰룸을 밝게 비췄다. ‘3, 2, 1’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김 위원의 단단한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안녕하십니까. 직격인터뷰 첫 번째 시간입니다. 첫 번째 손님은…” 20여 분의 인터뷰는 정신 없이 지나갔다. 중앙일보의 첫 인터넷 오피니언 생방송 현장은 이랬다.

 

 

신문과 방송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미디어 트렌드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이런 흐름이 거세다. 중앙일보는 디지털콘텐트부문에 영상팀을 꾸리고 앞서 나가고 있다. 인터넷 생방송은 논설위원실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디지털 혁신에 묵직한 선배들도 가세한 것이다. 디지털기획실과 편집·디지털국도 힘을 보탰다.

 

중앙일보는 홈페이지에 실시간 송출하는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 4개를 지난달 시작했다. 이훈범 논설위원이 진행하는 누드코리아(격주 월), JTBC 비정상회담 멤버 4명이 출연하는 ‘비정상칼럼쇼’(매주 수), 김진·배명복·채인택·강찬호 논설위원의 ‘직격인터뷰’(매주 목),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의 ‘명의가 본 기적’(격주 월)이 그 라인업이다.

 

처음엔 “신문 홈페이지에서 누가 방송을 보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우려와는 사뭇 다르다. 누드코리아 1회(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편)는 조회수(Page View) 3만2000건을 넘겼다. 직격인터뷰 1회(오세훈 편), 2회(나경원 편)도 모두 3만 건 이상이 나왔다. 하루에 쏟아지는 300여 건의 중앙일보 지면 기사와 디지털퍼스트 기사 중 2만 명 이상이 보는 기사가 흔치 않은 점을 보면 상당한 흥행 성적이다. ‘예능 대세’ JTBC ‘비정상회담’을 오마주한 ‘비정상칼럼쇼’도 강찬호 논설위원의 진행과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등의 예능 경험이 어우러져 순항 중이다.

 

“내친김에 생중계 장비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방송을 시작한 지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지난달 26일 중앙일보의 ‘신문콘서트’ 안희정-남경필 편이 첫 무대가 됐다. 첫 외부 생중계는 성공적이었다. 실시간 시청자 수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생방송은 경쟁사에서 집요한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지금 영상은 각종 미디어 콘텐트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싸우는 전쟁터다. 방송 경험이 없던 종이 미디어의 몸부림이 더 절박하고 치열하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유튜브 공식채널을 운영하며 구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은 영상과 이미지가 돋보이는 방식으로 올해 초 페이지 디자인을 변경했다. ‘한국판 버즈피드’로 불리는 피키캐스트도 지난 1월 방송으로 무대를 넓혔다. 피키캐스트의 ‘범우주급 몰래카메라’ 영상은 조회수 88만 건을 넘겼다.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부문 영상팀 인원은 4명이다. 특별히 좋은 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콘텐트와 취재역량을 디지털·영상화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시작을 가능케 했다. 중앙일보 전수진 기자가 디지털퍼스트로 작성한 ‘북한 2인자 황병서, 김정은에 앞서 걷다가 네 발 뒷걸음’ 기사가 좋은 예다. 기자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영상팀이 JTBC에 확보된 북한 영상을 내려받았다. 이 기사는 편집인상을 수상했다. 전 기자는 영상팀에 초콜릿을 선물했다. 초콜릿보다 달콤했던 건 중앙일보가 디지털 환경에서도 신문과 방송 통합이 가능한 ‘디지털 트랜스포머’가 될 수 있다는 기대였다. 중앙일보는 앞으로도 ‘버즈피드’와 같이 재밌고 실험적인 디지털 영상 콘텐트를 계속 생산해 나갈 것이다.

윤호진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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