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저서·역서의 질, 창업교육 가점 …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틀 대폭 개편
중앙일보 중앙사보 2015.07.13
90여개 대학 참여 설명회 산학협력 실적 지표 신설 평판도 설문에 교수도 참여

3일 오후 3시 서울 장충동 동국대 본관 강당에 전국 90여 개 대학에서 찾아온 교직원 150여 명이 모였다.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이 주최한 ‘2015 대학평가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설명회는 어느 해보다 열띤 관심 속에 진행됐다. 중앙일보 창간 50년을 맞아 대학평가의 틀을 대폭 개편할 것이라는 예고 때문이었다.

 

천인성 대학평가팀장(오른쪽)이 3일 서울 중구 필동로 동국대 본관 강당에서 ‘2015 대학평가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설명회에서 천인성 대학평가팀장은 “올해 평가에선 교육·연구의 질적인 면을 반영하는 지표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평가에선 국제논문 피인용 지표의 배점을 크게 높인다. 편수로 환산되는 논문의 양보다 학계에서 평가되는 논문의 질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인문사회 분야엔 교수가 저술한 저서(著書)역서(譯書)의 양과 질을 측정하는 지표를, 이공계엔 교수의 산학협력 연구 실적을 보는 지표를 각각 신설한다. 학문의 특성을 반영한 지표를 제시해 논문만을 강조하는 풍토를 개선하려는 뜻이 담겼다.

 

대학의 창업 교육, 현장실습 교육을 평가하는 지표도 새로 도입한다. 청년 창업 확산에 기여하고 학생·산업계 수요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개선한 대학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 위해서다. 기업 인사담당자, 고3 진학교사로 한정했던 평판도 설문 대상을 대학 교수로 확대하고 특성화 우수 대학과 지역 기여 대학을 묻는 문항을 새로 만든다.

 

이 자리에선 종합평가와 별도로 진행하는 ‘(가칭) 중앙일보 교육의 질 평가’도 소개됐다. 2011·2013년 시행했던 ‘대학생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개발한 새로운 평가다. 전국 40여 개 대학의 재학생을 일대일 면접하고 이들이 평가한 교육의 질, 만족도를 가감 없이 공개한다.

 

평가팀의 설명 뒤 대학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이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중앙일보 평가의 개편 방향에 공감했다. 영남권 대학의 연구처장은 “사회적 수요에 따라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대학 의견을 반영해 평판도 설문을 개편하려는 중앙일보의 취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몇몇 참석자는 “개편 방향은 바람직하나 변화 폭이 커 당황스럽다” “교수 대상 설문은 공정성 시비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천 팀장은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대학과 끊임 없이 소통하며 발전해왔다”며 “오늘 나온 다양한 의견을 충실히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은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말 올해 지표를 확정·공개한 뒤 평가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현일훈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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