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계 주목한 JTBC 뉴스룸 ‘주 4회 팩트체크’
중앙사보 2015.08.03
'글로벌 팩트체크 서밋' 첫 참석 방송의 철저한 팩트체크 드물어
"앞으로 저널리즘의 가장 큰 위협은 넘쳐나는 거짓 정보다.”
7월 22일부터 사흘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팩트체크(Fact Check) 서밋. 미국언론연구소(API) 제인 엘리자베스 박사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정부의 탄압, 뉴미디어의 발달, 경제적 압박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는 거짓 정보야말로 언론의 신뢰를 흔드는 위협요소라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저널리즘에서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 바로 ‘팩트체크’라는 이야기였다.
처음 팩트체크를 맡게 됐다고 했을 때 “심의실 발령 났느냐” “중앙일보가 팩트체크를 가장 먼저 했지”라는 식의 반응이 많았다. 그만큼 국내에서 팩트체크는 생소한 분야였다. 팩트체크는 2000년대 초반 정치인이나 유력 인사의 발언, 논란이 되는 정보의 진위를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그러다 거짓말의 정도를 피노키오 코 같은 그림영상으로 표시하면서 독자의 관심을 끌었고 저널리즘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이것으로 유명해진 폴리티팩트(politifact)의 빌 아데어 기자는 결국 듀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됐다. 이번 행사를 마련하고 전 세계 팩트체커를 모은 것도 그였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아르헨티나·인도 등 24개국에서 70여 명의 기자와 연구원이 참석했다. 대부분 팩트체크의 플랫폼은 웹사이트였다. 방송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기적으로 팩트체크를 하는 곳은 스페인 엘 오브헤티보와 한국의 JTBC뿐이었다. 그래서 이번 콘퍼런스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스페인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밤 시간에 진행했는데 상당히 공격적이면서도 완성도 있게 코너를 만들고 있었다. 담당 PD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꾸준히 정보를 교류하자는 데 합의했다.)
올해로 2회째인 이 행사에 JTBC는 첫 참석이라 별도 순서를 통해 뉴스룸 팩트체크에 대해 소개했다. JTBC가 어떤 매체인지, 팩트체크 제작 방식과 그간 거둔 성과 등을 설명했다. 어떻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이것을 하는지 등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이번 행사 참석자 중 눈에 띄는 인물도 많았다. 워싱턴포스트(WP)의 저명한 팩트체커 글랜 케슬러와 함께 일하는 미셸 리가 그중 하나다. 재미교포 2세로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에 합류해 미국 정가(政街) 유력 인사들의 발언에 가차 없는 거짓말 점수를 매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신랄한 공격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어린 동양 여성이 뭘 아느냐’는 식의 인신공격도 있었다. 폴리티팩트의 앤지 홀란 에디터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팩트체크는 항상 누군가를 화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심호흡을 한 뒤 e메일함을 열어보고 트위터 팔로어를 수시로 블록(Block)한다고 했다. 그동안 “공부 좀 더 하고 와라” “기자가 무식하다”는 기사 댓글에 부글부글 끓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동병상련을 느꼈다.
팩트체크 속성상 속보를 다루기는 쉽지 않다. 속보를 다루지 않는 게 기자라는 직분에 맞을까 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분명 새로운 영역이고 많은 언론인이 이를 개척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미국에선 팩트체커가 많아지면서 백악관 대변인실에는 팩트체크 대응 전담자를 둘 뒀다고 한다. 각 당 대선후보 캠프에도 팩트체크 전담 보좌관이 있어 후보 연설이 끝난 뒤 곧장 팩트 관련 자료가 배포된다고 한다.
팩트체크가 분명 ‘한 발 빠른 뉴스’는 아니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임에는 분명하다는 점.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발견한 중요한 ‘팩트’였다. 김필규 기자·JTBC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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