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맞선 형사, 복수의 검무 … 더위여 가라, 스크린에 풍덩
중앙사보 2015.08.10
영화기자 추천 피서 영화 4편
찜통더위가 야속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경치 좋은 곳으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여행을 가려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이럴 때 탁월한 피서지로 극장만 한 곳이 없다. 마음까지 얼려 줄, 얼음만큼 시원한 영화들을 추려봤다. 
먼저 ‘베테랑’(류승완 감독, 8월 5일 개봉)이다. 광역수사대 서도철 형사(황정민)와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의 대결을 그린 작품. 류승완 감독의 전공인 현란한 액션에 슬랩스틱 코미디가 더해져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무엇보다 통쾌한 건,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거대 기업의 부조리에 맞서는 서도철 형사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 한쪽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특히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맹렬한 서도철 형사는 황정민의 빛나는 연기 덕분에 사실적으로 완성됐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바탕 물속에서 놀다 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협녀:칼의 기억’(박흥식 감독, 8월 13일 개봉)도 볼 만하다. 만약 무협지를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택이다. 영화는 고려 무인시대를 배경으로, 권력을 쟁취하려는 유백(이병헌)과 대의를 지키려는 월소(전도연), 그리고 복수를 위해 칼을 든 홍이(김고은)의 이야기를 다뤘다. 칭칭 칼 부딪치는 소리가 강렬한 진동을 일으킬 만큼 폼 나는 액션도 훌륭하고, 명배우들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또 화면을 뚝 떼어내 액자로 만들고 싶을 만큼 수려한 영상미는 근래 본 한국영화에서 최고로 꼽을 만하다. 자고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세숫대야에 발 담그고 무협지를 읽는 것만큼 멋진 여가도 없다. 올해는 ‘협녀:칼의 기억’으로 대신해 보는 건 어떨까.
무더위를 식히는 데 공포영화도 빠질 수 없다. 올여름 공포영화로는 ‘퇴마:무녀굴’(김휘 감독, 8월 20일 개봉)이 제격이다. 퇴마사인 정신과 의사 진명(김성균)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유선)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미지의 존재를 마주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주도의 토속신앙과 공포가 결합된, 새로운 문법을 가진 작품이다. 특히 섬뜩한 묘사를 보고 있으면 온몸에 소름이 쫙 돌고, 체온이 내려갈 수도 있으니 감안하고 보길 권한다. 원작소설 『무녀굴』(신진오 저, 황금가지)도 곁들어 읽으면 영화의 재미를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판타스틱 4’(조시 트랭크 감독, 8월 20일 개봉)다. 마블이란 단어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관객을 위한 ‘취향 저격 영화’다. 불의의 사고를 겪게 된 뒤 초능력을 갖게 된 4인의 활약과 운명을 그린 작품. 최근 ‘위플래쉬’(다미엔 차젤레 감독)에서 천재 드럼 연주자 역할로 존재감을 보여준 마일즈 텔러와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도도한 여기자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케이트 마라가 블록버스터에서도 명품 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온몸이 돌덩어리인 ‘더 씽’(제이미 벨)과 몸에서 불꽃을 발사하는 ‘휴먼 토치’(마이클 B 조던)의 활약을 기대하시라. 
지용진 기자·중앙일보 매거진M팀
지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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