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요르단 관광도시 페트라 주변 움사이혼 마을. 해가 지고 야외 스크린에 불이 켜지자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가 빛났다. 해맑은 웃음이 번지는 아이들의 얼굴이 바로 ‘시네마천국’이었다.
메가박스의 시네마천국 프로젝트가 올여름엔 에티오피아·요르단·르완다 어린이들을 만나고 왔다. ‘시네마천국’은 개발도상국 문화 소외 지역에 이동식 영화관을 설치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국제원조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손잡고 2013년부터 해마다 개도국을 찾아 한국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2013년 세네갈 방문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네팔의 히말라야와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올해 시네마천국은 7월 22~23일 에티오피아, 7월 29~30일 요르단, 8월 3~14일 르완다에서 진행됐다. 에티오피아의 티그라이주 메켈레시 마이멕덴 마을에서는 ‘라바’ ‘넛 잡’ ‘마당을 나온 암탉’을 상영해 총 800명이 관람했다. 요르단 페트라 지역 와디무사와 움사이혼 마을에선 ‘라바’ ‘말아톤’을 상영해 500명이 감상했다. 에티오피아 지역민 아크라 다스타(12)는 “이렇게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본 건 처음”이라며 “이 다음에 커서 영화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요르단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타베스 아부하산(23)은 “아이들의 표정이 선물을 받은 것처럼 밝았다. 행사를 기획한 한국 회사에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르완다는 총 4개 마을에서 2000여 명이 함께 다양한 한국 영화를 관람했다. 이로써 시네마천국으로 영화를 즐긴 사람은 7개국 6000여 명으로 늘었다.
메가박스는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KOICA 봉사단원과 함께 지역 어린이에게 체조·미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동요와 율동 교육, 페이스페인팅, 마술시범 같은 놀이 기회를 제공하고 손씻기 영상을 통한 위생 교육으로 문화·보건 격차 해소에도 나섰다.
시네마천국의 인기가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우리 동네에서도 영화를 상영해 달라”는 주변 지역·기관의 요청이 늘고 있다. 서명호 메가박스 콘텐트기획팀장은 “주민들의 웃음을 볼 때마다 소외 지역에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 영화와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책임감도 갖게 된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곳에 대한민국의 문화 콘텐트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