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연애 걸림돌 엇갈린 기사 마감, 이제 마감 합니다
중앙사보 2015.10.12
웨딩스토리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여경미 시사미디어 기자
“네? 싸울 일이 없던데요?”
“조금만 지나봐라. 결혼 준비하면서 열댓 번은 싸우게 될 거야.”
저 말을 들은 게 벌써 넉 달 전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 대답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에이, 싸울 일이 없던데요.” 비결이랄 것도 없었지요.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고 아까운데 싸움이라뇨.
사탕발림 같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월간중앙에서, 아내가 될 여경미 후배는 같은 중앙일보시사미디어 CP팀에서 잡지를 만듭니다. 지난해 8월 양쪽 팀 선배들(주역은 미녀군단을 지휘하는 전유선 CP팀장입니다)의 주선으로 만난 회식 자리에서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얼마나 강렬했던지요. 간첩의 ‘접선’과 같았던 비밀 데이트의 최대 적은 동료들이 아니라 ‘마감’이었습니다. 월간중앙은 매달 중순, 그녀는 월말입니다. 오작교가 이어지는 날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말이 사내연애지, 기실 이것은 연인을 갈라놓은 ‘창살 없는 감옥’이었으니 애틋함이 남들보다 열 배쯤은 됐을 겁니다. 물론 공개 연애를 선언하고 이상언 시사미디어 대표께 이실직고를 했던 날, 그간의 걱정은 한낱 기우일 뿐이었습니다. 저는 시사미디어 최고의 신붓감(게다가 무려 여덟 살 연하의 미녀!)을 사로잡은 ‘능력자’로, 여경미 기자는 노총각을 구제해준 ‘성녀’가 됐으니까요.
여기까지만 봐도 제가 ‘도둑놈’인 건 당연합니다. 태어나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항상 그녀는 제게 먼저 ‘감사합니다’고 합니다. 먼저 고마워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걸 보면 일처리 깔끔하고 성실성을 타고난 ‘진취적인 여성’인 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감사 경쟁’을 하다 보니 도통 싸울 틈이 없습니다. 감사 경쟁만큼은 결코 지지 않으려 하는 예비 신부에게 지면을 빌려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유길용 기자·월간중앙
일시: 10월 31일(토) 오후 5시  장소: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성당
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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