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중플 빛낸 ‘김호정의 더 클래식’ … 비결은 “독자와의 직접 소통”
중앙일보 중앙사보 2024.07.03
임윤찬 인터뷰 전문 제공 등 독자 니즈 공략해 목표치 상회

올해 1분기 더중앙플러스를 빛낸 아이템 중 하나는 클래식이었다. 임윤찬, 조성진, 조수미, 손열음 등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의 ‘한 끗’을 분석한 ‘김호정의 더 클래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구독자 대상으로 피아니스트 임윤찬 인터뷰 전문을 증정하고, 악보 대목마다 분석해 차이점을 짚어내는 디테일에 클래식 팬덤은 열광했다. 그 결과 ‘김호정의 더 클래식’ 은 1분기에 생산한 단 아홉 개의 콘텐트로 PV와 구매율 등에서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며 더중앙상 1급 수상작으로 뽑혔다. 다음은 김호정 기자의 ‘김호정의 더 클래식’ 제작기.  /편집자

 

‘김호정의 더 클래식’ 시리즈 종영 뒤, 김호정 기자가 진행한 JTBC ‘고전적 하루’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인터뷰하는 모습. 이 인터뷰 비하인드는 더중앙플러스에서 ‘임윤찬 비하인드’로도 만날 수 있다.  /김성룡 기자


글 사이에 음악이 흘러 다니게 하자. ‘김호정의 더 클래식’을 기획하며 처음 했던 생각이다. 클래식 음악에 관해 설명하는 콘텐트는 많다. 특히 유튜브에는 클래식 음악의 거의 모든 레퍼토리에 대한 설명이 있다. 하지만 이용자로서 나는 그 영상의 속도를 따라가야 하는 것이 싫었고 텍스트와 오디오가 결합한 형태를 바랐다. 읽는 사람 본인의 속도로 텍스트를 읽고, 거기에 맞는 음악을 들어보는 콘텐트를 만들고 싶었다. 차고 넘치는 클래식 음악 콘텐트 중에서 더중앙플러스에만 있는 것을 그렇게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누가, 굳이 왜, 더중플에 와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유료 콘텐트를 볼까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이었다. 더중플에만 있는 걸 만들자.

 

새로운 경험을 준다는 측면에서 음악은 좋은 소재다. 기존 기사의 확장이나 심화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고 싶었다.

 

같은 곡의 같은 부분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바로 이어서 들려 주려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하면 음악가들의 차이가 잘 보인다. 수백 년 된 클래식 음악을 무한 반복하며 연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개하고 싶은 연주들을 악보 펴놓고 들으며 체크했다. 가장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하는 음악가들을 골라 반복해 들으며 적당한 예시를 찾았다.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사람들’ 정도가 타깃이었는데, 이들은 이런 비교를 들으면 바로 놀랍고 즐겁다는 반응을 보인다.

 

어려움은 있었다. 음원을 콘텐트 안에 녹여서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걸렸고, 음원 소유권자의 허락을 받는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릴 듯했다. 결국 정식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음원을 직접 링크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특히 JAM에는 없었던 시작시간 지정 재생 기능을 추가하면서 생각했던 ‘비교 콘텐트’에 가깝게 갈 수 있었다. 쿠키 때문에 생긴 버그가 시리즈의 첫 발행 직전 나와 뜻밖의 절망에 허우적댈 땐 서비스기획팀이 적극 개입해 주며 ‘계속 전진!’을 외칠 수 있었다.

 

총 13회를 연재했는데, 회차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현역 지휘자와 함께 지휘자 정명훈을 분석했고,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직접 출연시켰고, 전설적인 음악가들 사이에 아직 유명하지 않은 10대 연주자들을 슬쩍 끼워 넣어도 봤다. 기존 기사 포맷으로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인터뷰와 거기에 따른 반응도 더중플 플랫폼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지 미심쩍다.

 

더중플의 론칭부터 쉬지 않고 연재하고 있는 많은 시리즈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더 클래식’을 연재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왜 이렇게 집착적으로 만들고 있는 걸까?’ 한 글자라도 더 고치는 데에서 나아가 페이월을 이리저리 옮겨보고, 제목을 고쳐 달라고 플러스편집팀을 괴롭히고, 경품도 걸어보고, 갑자기 해외 출장도 떠났고, 인터뷰 전문을 PDF로 제공도 해봤다.

 

스스로 놀랄 정도의 ‘열심’이 단지 구독자 숫자에 집착한 마음은 아니었다고 믿는다. 만들면 만들수록 기자가 독자와 좀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자신의 색채를 분명히 드러낼 수 있는 곳이 더중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 단계에서 들었던 약간의 회의적인 마음이 무색할 정도다. 더중플에서 석 달 동안 잘 뛰어놀았다. 기록적으로 어려운 일이었고, 잊을 수 없이 가치 있는 일이었다.

김호정 기자 중앙일보
첨부파일
이어서 읽기 좋은 콘텐트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