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IT산업부에서 취재하는 기술 콘텐트 기업들은 지식재산(IP) 비즈니스에 진심이다. 웹소설, 웹툰, 게임 등 콘텐트 하나가 흥행하면 그 IP를 드라마·영화·뮤지컬·캐릭터 산업으로 무한히 확장시킨다. 흥행작 하나를 만들기가 정말 어려운 만큼 얻은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 (새로 창작하는 것보다는) 적은 노력으로 2차, 3차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더중앙플러스 팩플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맡게 된 후 발행 콘텐트의 활용 방안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짧게는 2주, 길게는 몇 달간 취재해 제작한 콘텐트인 만큼 한 번의 발행으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흥행한 콘텐트 IP를 통한 2차, 3차 수익을 올릴 방법 중 하나로 PDF북을 주목하게 됐다. 팩플은 기존에도 구독자 대상으로 소규모 PDF북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이번엔 이 경험을 살려 신규 독자를 확보할 적극적인 수단으로 PDF북을 만들기로 했다. 가치 있는 에버그린 콘텐트(evergreen content)는 사람들이 한 번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소장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점도 감안했다.
제작하면서 원칙으로 생각했던 것은, 흥행성이 입증된 시리즈 콘텐트를 가급적 적은 자원을 들여 PDF북으로 만들되, 우리 타깃과 잘 맞는 곳에 유통해 보자는 점이 었다. 이를 위해 콘텐트 마케팅 분야 전문성을 가진 사내 전략사업본부 CX마케팅팀과 협업하기로 했다. 첫 번째 아이템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큰 인기를 끌었던 ‘도전! 나도 AI 마스터’ 시리즈를 택했다. 챗 GPT부터 이미지·오피스·영상·학술·음악·코딩까지 생성 AI 사용법을 담은 콘텐트였다. 부록으로 윤송이 당시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의 독점 인터뷰까지 담아 162페이지 짜리 ‘도전! 나도 AI 마스터’PDF 북을 지난해 8월 펴냈다.
반응은 뜨거웠다. 더중앙플러스 홈 내에서도 많은 신규 독자를 끌어들였고, 기존 구독자들도 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 호응했다. CX마케팅팀은 이 PDF북을 가지고 생성 AI 관련 뉴스레터 발행자 등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독자층을 발굴했다. ‘도전! 나도 AI 마스터’ PDF북 성공에 힘입어 지난 1월 ‘AI 미래를 보다 2025’를 펴냈고 지난 4월 11일에는 세 번째로 ‘생성AI실전팁’ PDF북을 발행했다.
‘도전! 나도 AI 마스터’가 기초라면, 생성 AI 실전팁은 후속 격인 실전 편이다. 팩플이 마케팅·광고·HR·법무(변호사)·글로벌 비즈니스·디자인 분야 여러 회사에서 실제 생성 AI를 잘 쓴다고 소문난 고수들을 섭외해 그들의 활용 노하우를 듣고 담았다. 문서를 요약하고, 자료 찾는 정도로 생성 AI를 써왔다면, 이 PDF북을 통해 실제 업무에 생성 AI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고수들이 쓰는 검증된 프롬프트(명령문)도 함께 담았다.
초기지만 독자 반응 역시 뜨겁다. 발행 이후 20일 만에 1000명 이상의 독자가 다운로드했다. 이미 팩플 오리지널을 통해 발행된 콘텐 트인데도 그렇다. 좋은 IP는 신규 독자를 유인할 뿐만 아니라 기존 독자들에게도 효용성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팩플은 IT 분야 메가 트렌드를 취재하고, 이를 새로운 형태로 가공해 더중앙플러스의 새로운 독자들을 발굴하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도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콘텐트 IP를 다양하게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