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막이 없앤 인쇄매체, 양질의 콘텐트로 시너지 효과 UP
중앙사보 2016.02.01

지난해 말 조직 개편 단행
“다양한 기획으로 매체간 윈윈”
단독기사·심층기획 잇따라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취재·제작의 새로운 엔진인 ‘뉴스룸’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매체 간 장벽을 낮추면서 한층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사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시사매거진 출신 기자들이 잇따라 단독·기획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새로운 뉴스룸 시스템의 한복판에서 뛰고 있는 기자들의 활약상과 뒷얘기를 들어봤다.

 

‘용광로 효과가 있을까? 혹시 비싼 수업료만 치르는 것은 아닐까’. 유례없는 조직 개편의 소용돌이에 몸을 던질 때 우리들의 마음 속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기대가 점점 부풀고 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매체 간 장벽을 허물고 디지털 업무 역량을 강화했다. 매체별로 취재 조직을 구분했던 오랜 틀을 깨고 콘텐트의 생산과 제작을 분리했다. 중앙일보·중앙SUNDAY·시사미디어중앙일보플러스 소속 기자를 서소문 J빌딩 한 곳에 모아 통합 뉴스룸을 만들고 이들이 각 매체 특성에 맡는 콘텐트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파격적인 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발제·기획·취재·기사작성 방식이 다른 다양한 매체에서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이런 우려를 깨고 매체 경계를 허무는 우수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포문을 연 건 김태윤(시사매거진 이코노미스트→뉴스룸 경제부) 기자다. 새 시스템 본격 가동 나흘 만인 지난 1월 8일 ‘민간업체서 접대 받은 공직자 7명 징계 요구’ 기사를 중앙일보에 실었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공직자들이 정부 용역사업을 하는 민간 업체로부터 술·골프 접대와 향응을 제공 받았다가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부영그룹의 삼성생명 본관 매입 정보를 입수해 온라인 기사로 출고했다.

주·월간지에선 자칫 실기(失記)할 수 있었던 속보성 기사가 새로운 시스템과 만나 빛을 발했다. 김 기자는 “앞으로 여러 선·후배들과 머리를 맞대고 발로 뛰어 디지털·신문·잡지에 고루 좋은 기사를 많이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월 18일자 중앙일보에는 월간중앙 2월호에 실린 박성현(시사매거진 월간중앙→뉴스룸 정치부) 기자의 라종일 교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대까지 권력을 세습할 생각이 당초엔 없었으며, 김일성 주석은 자신이 죽은 뒤 후계자가 주체노선에서 이탈할 경우 권총으로 사살하라는 명령을 측근들에게 내렸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는 월간중앙 발행일에 맞춰 동시 게재했다. 이후 코리아중앙데일리에 실리자 해외에서도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연락이 왔을 정도다. 박 기자는 “월간중앙 발간과 동시에 시선을 끈 덕에 시사지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고, 중앙일보 지면을 입체적으로 꾸미는 데도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돈 걱정 증후군을 다룬 ‘고소득층 49% “나도 빈곤층”…빈부에 상관없이 에구~ 머니(중앙일보 1월 17일자, 김성희 기자)’ ‘은행원 명퇴 바람…‘응팔’과 비교해 보니(중앙일보 1월 16일자, 박상주 기자)’ 등 중앙일보 새터데이 기사, 그리고 ‘ATM으로 비트코인 계좌에서 돈 뽑을 수 있을까(중앙일보 1월 19일자, 이창균 기자)’ 등은 매거진의 기획력이 녹아든  콘텐트다.

 

신문기자의 통찰력 담아

변화는 잡지에서도 확연하다. 포브스코리아 2월호에는 ‘금호산업 되찾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함종선 기자)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인사 실험’(김경진 기자) 기사가 실렸다. 인물 중심의 매체 성격에 맞춰 경제계 이슈 인물을 신문기자의 통찰력을 담아 다룬 기사다. 거꾸로 조득진(포브스코리아→뉴스룸 산업부) 기자는 인적 네트워크를 살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인터뷰로 중앙일보 ‘J가 만난 사람들’ 지면을 채우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신문의 여러 콘텐트를 활용해 산업계 전반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시도를 하고 있다. ‘10대 그룹 CEO의 위기 돌파법(이코노미스트 1318호, 김준술·박태희 기자)’이 대표적이다. ‘중견건설 3인방의 승승장구 비결(이코노미스트 1319호, 김태윤·최현주·황의영 기자)’는 기존 매거진-조인스랜드 기자의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CES 2016 현장을 가다(이코노미스트 1318호, 이현택 기자) ‘중국 공정 20년 이랜드의 새로운 도전(이코노미스트 1320호, 곽재민 기자)에는 해외 경제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담았다.

뉴스룸 경제·산업부와 시사매거진 제작부서는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중앙일보 경제에디터를 맡았던 정선구 시사매거진 제작담당은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기획을 통해 각 매체가 윈-윈 할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함승민 기자·뉴스룸 경제부문

함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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