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역주행’ 신화 쓰는 슈가맨의 세 가지 성공비결
중앙사보 2016.03.14

차가웠던 시범 방송 반응에
제작진 의견 충돌도 이어져

 

막다른 길 발상전환 아이디어
10~40대 세대별 불빛 만들어

 

슈가맨 찾기부터 섭외까지
PD 6명, 작가 9명 발로 뛰어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이 화요일 밤의 예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출연 예상 가수 리스트까지 등장할 정도로 열성 팬이 생겼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윤현준 CP, 정효민·유기환·박지예·김나현·안정현 PD와 9명의 작가진(신여진·권경현·하경화·최지희·남은경·강현아·김혜림·조혜주·조서영), 황인선·최호경 FD로 구성된 슈가맨 제작진이 그 뒷얘기를 전한다.


 

① 막다른 길에서 ‘불빛’을 찾다

국민 MC 유재석의 출연이 알려지며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슈가맨는 영화 ‘서칭 포 슈가맨’에서 영감을 받은 신여진 작가와 윤현준 CP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하지만 2015년 8월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폭망’ ‘노잼’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남길 정도로 차가웠다. ‘슈가맨’ 선정을 두고 제작진 간 의견 차이도 있었다. 40대인 윤 CP와 신 작가가 추억하는 가수에 대해 20대인 김나현 PD와 작가들은 “도대체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반대로 이들이 제안하는 가수를 두고 40대 제작진은 “그게 무슨 슈가맨이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세대 간 의견 차는 결국 프로그램 흥행의 열쇠가 됐다. 제작진은 ‘세대별 불빛 반응’이란 장치를 도입해 재미 요소로 활용했다.



② 섭외부터 설득까지 두 발로 뛴다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기억을 남기고 사라진 인물을 찾아내는 작업은 녹록지 않았다. 매주 두 팀을 섭외하기 위해 작가들은 바리스타로 이직한 가수의 커피숍을 찾아내기 위해 ‘A군 커피숍’ ‘A군 라떼아트’ 등의 키워드로 SNS를 뒤지고, 자주 출몰한다는 거리를 찾아나섰다. 마침내 찾아낸 A군이 “도대체 여길 어떻게 알고 왔냐”며 놀랐을 정도다. 이렇게 수배한 슈가맨만 지금까지 150여 명(그룹 멤버 포함)이다. 소속사와의 갈등·생계 문제·멤버 간 불화 등을 이유로 연예계를 떠난 ‘슈가맨’을 설득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그룹 야다나 노이즈는 윤 CP가 공들여 섭외한 케이스다. 노이즈의 한 멤버는 출연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걷던 멤버들과 무대에 함께 오를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③ 15년 만에 다시 연습생으로

10여 년간 무대에 서지 않았던 가수에겐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했다. 구본승은 단 한 번의 무대에 서기 위해 두 달 넘는 연습 기간을 거쳤다. 각각 배우·주부·트롯가수로 변신한 걸그룹 파파야는 15년 전 안무를 다시 추기 위해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갔다. 유재석과 유희열은 녹화가 끝난 뒤에도 제작진과 1시간 이상 회의를 할 만큼 프로그램에 애정을 쏟는다. 음악 자문을 담당하는 작사가 김이나는 출연 예정 가수에 대한 정보를 주고, 가수 산다라박은 녹화장 인증샷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새로운 버전의 리메이크곡을 만드는 음악 프로듀서 덕분에 ‘차트 역주행’ 신화도 일어난다. 카메라 스태프들은 10여 년 만에 무대에 오른 출연 가수의 긴장된 표정, 놀란 관객들의 모습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뜨거운 조명 아래 구슬땀 흘리는 숨은 일꾼이다. 

신여진 작가·슈가맨

신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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