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절에서 한국인의 특별함 느껴” 이민 청소년에게 뿌리를 묻다
중앙사보 2016.03.14

NY중앙일보 에세이 공모전
미국 전역 청소년 112명 응모

 

돌아가신 할아버지 묘를 찾아가 큰절을 두 번 올릴 때마다 내가 한국인이라 좋다는 생각을 해요. 어렸을 땐 왜 다른 미국인들처럼 목례만 하지 않는 건지 부끄럽기도 했어요. 지금은 할아버지께 사랑을 전하는 한국인만의 특별한 문화라는 걸 압니다. (이지원, 중학생 부문 1등)


이민 1.5세대와 2세대 청소년들에게 한인(韓人)이란 어떤 의미일까. 제1회 ‘나의 뿌리 찾기’ 청소년 에세이 공모전 시상식이 3월 7일 미국 뉴욕시 퀸스롱아일랜드시티 NY중앙일보 본사 3층 강당에서 열렸다. 공모전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부문으로 나눠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1월 29일까지 진행됐다. NY중앙일보(대표 배종육)와 뿌리교육재단(회장 조진행)이 공동 주최하고 류패밀리재단 산하 설봉장학회가 후원했다.

공모전에는 뉴욕을 비롯한 전국 12개 주에서 총 112명이 응모했다. 이들은 ▶부모나 조부모 등 자신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뿌리를 느꼈던 경험 ▶한국인 또는 미주 한인 가운데 롤모델이 있다면 어떤 점을 닮고 싶은지 ▶기타 한국인 뿌리 의식과 관련된 주제 중 하나를 골라 한글 혹은 영문으로 에세이를 썼다. 오중환 뉴욕시립대 헌터칼리지 사회학과 교수와 이기동 뉴욕주 월터파나스고교 교장, 샌디 윤 뿌리교육재단 이사 등이 심사해 부문별로 1~3등 각 1명, 장려상 5명 등 총 16명의 입상자를 선정했다. 1등 1500달러, 2등 1000달러, 3등 500달러, 장려상 200달러 등 총 8000달러의 장학금이 수여됐다.

시상식에서 배종육 NY중앙일보 대표는 “한국인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말고 당당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한인 사회와 미국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진행 뿌리교육재단 회장은 학부모들에게 “우리의 훌륭한 자녀들을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창의력과 도전 정신을 가질 수 있게 탐험할 기회를 주자”고 말했다.

고교생 부문 1등을 차지한 공태경(뉴욕시 스타이브슨트고교 3학년)군은 “미국에서 자라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점차 잃어가던 무렵 모국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뿌리를 찾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에세이 공모전을 준비하며 나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지원(뉴욕시 뉴익스플로레이션 인투 사이언스·테크놀로지·매스중학교 2학년)양은 “미국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산다는 것이 1인 다역을 해야 하는 것 같아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공모전을 통해 공경·배려·정 같은 한국적 정서를 되새기면서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주영 기자·NY중앙일보

황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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