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전설 기리는 JTBC 파운더스 컵, 새 전설 쓰다
중앙사보 2016.03.28

JTBC, 2014년부터 스폰서
메이저급 대회로 급성장
골프 여왕 박세리 복귀전
박성현, LPGA 도전 합격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는 최근 최고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34개 대회에, 총상금 6310만 달러(약 736억원)가 걸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하지만 LPGA는 1950년 13명의 선수가 모여 협회를 결성했을 만큼 시작은 미약했다. 그해 1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막한 템파오픈의 총상금은 3500달러였다. 초창기 LPGA투어의 성장은 이들 13명의 개척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개 티칭 프로로 일하면서 투어에 출전했던 이들은 발로 뛰면서 갤러리를 코스로 끌어모으고, 스폰서를 유치했다. LPGA 회장(1958~60년)을 지낸 마릴린 스미스(87)는 메이저리그 야구장의 홈플레이트에서 샷을 날리는 이벤트로 대중에게 LPGA투어를 홍보하기도 했다. JTBC 파운더스 컵(Founders Cup)은 바로 그 개척자들에게 헌정하기 위해 2011년 창설된 대회다. 2014년부터 JTBC가 메인 스폰서를 맡으면서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내고 있다.

3월 18~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에서 열린 JTBC 파운더스 컵은 그 어느 대회보다 인상 깊었다. LPGA를 창립한 13명의 ‘골프 전설’ 중 3명이 대회장을 찾아 더욱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대회는 어느 해보다 드라마틱했다. JTBC 파운더스 컵은 3주간의 아시아 시리즈를 마치고 미국 본토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첫 대회였다. 4월 초 시즌 첫 메이저인 ANA 인스피레이션(옛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앞두고 세계 랭킹 상위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 메이저급 대회로 치러졌다. 

‘골프 여왕’ 박세리는 JTBC 파운더스 컵을 9개월 만의 복귀전으로 선택했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재활훈련을 해왔던 박세리가 JTBC 파운더스 컵을 복귀전으로 삼은 건 그 상징성 때문이었다. 1라운드를 마친 3월 18일,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계획을 밝힌 박세리는 “창립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19년간 LPGA투어에서 많은 것을 얻고 누릴 수 있었다. 그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이 대회를 복귀전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투어 드라이브샷 1위에 오른 장타자 박성현은 미국 투어 진출을 위한 첫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7언더파 공동 13위를 한 그는 “‘LPGA투어가 이런 곳이구나’라는 걸 느끼기 위해 나왔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투어에 오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내내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대회 첫날 이미향이 9홀 9언더파를 치는 등 기록이 쏟아졌다. LPGA가 운영하는 주니어 골프 교육 프로그램인 ‘LPGA USGA Girls’의 꿈나무들은 스타플레이어의 일거수 일투족을 눈에 담았다. 이 대회는 JTBC가 스폰서를 맡은 뒤 기존 연간 50만 달러였던 주니어 육성 자금을 100만 달러로 증액하면서 대회의 취지를 한층 더 살렸다.   

김세영은 72홀 최소타 타이(27언더파) 기록으로 흥행 드라마를 완성했다. 선두에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마지막 날 코스 레코드 타이인 10언더파를 몰아치며 전설들 앞에서 전설의 한 장을 펼쳤다. 안니카 소렌스탐(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클래식)의 72홀 최소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김세영은 “나도 전설들의 길을 따르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뒤 18번 홀 그린 옆에 앉아 있던 창립자들에게 다가가 포옹을 나누고 인사를 하는 김세영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휠체어에 앉아 대회를 내내 지켰던 창립자 스미스는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JTBC파운더스 컵 티셔츠를 입은 기자를 보고는 “JTBC에서 왔냐? 최고의 대회를 개최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백발의 전설’의 눈물에 기자의 가슴도 촉촉해졌다. 홍정도 JTBC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JTBC가 파운더스 컵과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JTBC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항상 LPGA를 응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닉스=이지연 차장·JTBC플러스

이지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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