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결장 호주 온 차범근 … 3각 편대 특종 빛났다
중앙일보 중앙사보 2015.02.16
김지한 기자의 아시안컵 취재기 손흥민 단독 인터뷰 성사... JMnet 신문·방송 협업 빛나 타사 기자들의 부러움 사

한국 축구가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딛고, 울리 슈틸리케라는 독일 출신 외국인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27년 만에 아시안컵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중앙일보·JTBC·일간스포츠는 지난해 12월 15일 제주 서귀포에서 진행된 전지훈련부터 아시안컵을 취재했습니다. 첫 준비부터 준우승 쾌거까지 아시안컵에 참가한 축구대표팀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 건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유일했습니다. 
 

악전고투의 연속이었습니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훈련지로 정했다’던 제주도는 훈련 기간 내내 눈발과 강풍이 몰아쳤고, 체류기간 내내 무더운 날씨가 예상됐던 호주는 예상 외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눈·비를 몰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1월이 계절상 여름인 호주 브리즈번·시드니에서는 벌레·파리·모기와 싸웠습니다. 특히 한 사람 몸에 끈질기게 달라붙고 심지어 물기까지 하는 호주의 파리는 지독했습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을 일도 많았습니다. 대표팀이 호주로 떠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7일 동안 따라다녔던 중앙일보는 새해 벽두부터 축구스타 손흥민을 단독 인터뷰해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손흥민은 중앙일보를 통해 “차두리 삼촌을 위해 꼭 우승하고 목마 태워드리겠다. 결승전이 끝난 뒤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사진 각도나 포즈까지 신경 쓸 정도로 성의를 다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나중에 “인터뷰 잘 봤다”며 고마워한 손흥민의 ‘애프터서비스’도 기억납니다. 한국의 준결승전 상대였던 이라크의 훈련 현장을 유일하게 찾아 “IS(이슬람국가)에 희생된 어린이를 기억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한 주장 유누스 무함마드의 인터뷰 취재는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축구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을 단독 인터뷰한 김지한 기자(왼쪽). 박진규 기자(오른쪽)는 현지 응원단을 취재할 때도 JTBC뉴스를 함께 알리는 역할을 잊지 않았다.


외국 기자, 취재진과의 교류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국제대회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는 외국 기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축구라는 공통 분모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한국의 유력 매체란 점을 알려주니, 외국 기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더군요. 특히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아랍권 기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부족한 외국어 실력의 밑천이 드러나는 경우도 많았지만 한국 축구 선수·대표팀에 대해 궁금해하는 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야겠다는 일종의 ‘국가대표’ 같은 사명감까지 가졌습니다.
 

수많은 특종 경쟁 속에서도 상호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노력은 성과물로 이어졌습니다. 대회 초반 오른 정강이 부상을 당한 이청용이 잔여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특종은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의 협업으로 이룬 성과였습니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아들 차두리의 경기를 보기 위해 준결승전 현장을 찾은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의 표정과 말을 유일하게 담아낸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윤태석 일간스포츠 기자는 수많은 특종과 재미있는 기획 기사로 지면과 디지털을 두루 빛냈습니다. 잇따른 특종에 타사 기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독특하고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에 전념했습니다. 여기에다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보낸 기사를 멋진 레이아웃과 그래픽으로 구현해 낸 내근조의 지원도 돋보였습니다. JTBC는 아시안컵의 생생한 현장 화면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악전고투했습니다. JTBC의 박진규 취재기자와 변경태 촬영기자는 호주에서 전하는 소식을 보다 생생하게 잘 전달하기 위해 스탠딩 장소를 백방으로 찾아다녔고, 녹음·편집·전송을 밤늦게까지 하거나 심지어 식당에서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다 호주에 진출한 야구의 구대성과 호주 오픈 테니스까지 취재하는 1타2피 정신도 보여줬습니다.
 

‘호주 현지인 왔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피부가 까맣게 타서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귀국한 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까만 피부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피부는 다시 하얗게 돌아오겠지만 가슴 뜨거웠던 호주 아시안컵의 현장, 그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김지한 기자 중앙일보미디어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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