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밥 동영상 21만명 '좋아요'
디지털제작실 역량 발휘
단순 재미 넘어 정보까지
일선 기자와 협업도 활발
기획부터 함께 영상 고민
군대에서 나오는 장병 급식, 이른바 ‘짬밥’ 메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PC·모바일의 웹과 앱, 페이스북 등 중앙일보의 디지털 플랫폼에선 새로 바뀐 짬밥을 영상으로 미리 볼 수 있다. 조금 귀찮을 수 있겠지만 사우 여러분의 스마트폰을 잠시 열어보시라. http://news.joins.com/article/19526820을 꾹꾹 누르면 ‘김 일병, 맛 좋나?…군대 신메뉴 미리 먹어 보니’라는 영상 콘텐트를 만날 수 있다. 이 콘텐트는 페이스북에서 21만 명이 넘는 이들이 접했고 ‘좋아요’ 1611, 댓글 384개, 공유 182회의 반응이 있었다.
중앙일보 디지털제작실의 영상 콘텐트가 달라졌다. 지난해 중계 영상 콘텐트를 중심으로 역량을 조금씩 쌓아갔다면 올해 들어선 기획력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탄탄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다. 조만간 바뀌는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미리 체험해 본 ‘어려워지는 운전면허 체험’ 콘텐트도 그렇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정보를 담았고 안팎의 호평을 끌어냈다.
뉴스의 최전선에 있는 편집국과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콘텐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영상을 염두에 두고 어떤 이야기를 입힐지 함께 고민한다. 24일자 중앙일보 1·12면에 실린 ‘가난한 죽음, 변사 현장 가다’ 기사의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의 현장 검증 르포가 핵심이었다. 사회2부 취재 기자와 제작실 영상 인력이 함께 현장을 누볐고 6분 분량의 웹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이런 콘텐트는 텍스트와 함께 빛을 발하는 것은 물론, 영상 자체로도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 중앙일보 디지털 플랫폼뿐 아니라 유튜브 등 외부 채널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촬영과 편집이란 영상 콘텐트의 기본 문법에 3차원(3D) 그래픽을 입힌 ‘모션 그래픽’ 제작도 활발하다. 편집국 사회2부와 협업한 ‘필리핀, K크라임의 현장을 가다’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걸음마 단계다. “아이디어엔 죄가 없다”는 게 디지털 제작실의 모토다. 비록 ‘킬’ 되는 아이디어는 있을지언정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디 있나”라는 힐난은 없다. 밥 먹다가 떠든 얘기, 단신으로 나간 뉴스 등에서 아이디어를 잡아챈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아직은 여건과 역량이 부족하다. 기획·촬영·편집에 모션 그래픽까지 얹어 ‘힘을 준’ 영상 콘텐트는 2주일에 한 개 완성하는 것도 벅차다. 게다가 영상 콘텐트는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분업에 따른 협업이 기본이다. 내부적으로도 좌충우돌 다툴 때가 많다. 영상의 색감 때문에 다투고, 자막 스타일 때문에 다투고, 기획안 진도가 안 나가 또 다툰다. 다른 부문과의 협업도 스케줄 조정부터 섭외까지 마냥 편하고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결과물을 보고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 이런 과정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고 가야 할 길이 있어서 즐겁다. ‘사상누각이 아니라 반석 위에 집을 짓자’는 마음으로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경험을 더 쌓고 역량을 축적해 우리만의 문법을 만들어가려 한다. 정보와 재미, 감동을 전달해 ‘중앙일보 디지털 콘텐트엔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인식을 퍼뜨리는 게 목표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치고, 때론 처절하게 깨지더라도 뚜벅뚜벅 걸어가면 중앙일보의 지면 영향력을 디지털로 연결 짓고 확장할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한영혜 과장·중앙일보 디지털제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