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의 파격, 인문학 품다
중앙사보 2016.04.04

50돌 앞둔 월간중앙 '책 속의 책' 첫 시도

표지부터 변신, 뉴스룸 체제로 풍부해진 콘텐트

 

3월 17일 오후 4시. 서울 서소문로 J빌딩 6층 월간중앙 편집부에 긴장감이 돌았다. 제작데스크와 기자·편집디자이너들의 얼굴은 초췌했다. 16일 오전부터 벌써 30시간째 뜬눈으로 밤을 새운 채 4월호 ‘마감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표지 나왔습니다.”

이제야 사람들의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 돌았다. 표지가 나왔다는 건 모든 제작 공정이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표지는 파격적이었다. 인물 한 명을 내세워 클로즈업하던 기존의 디자인을 버리고 김무성·김종인·안철수 세 명의 주요 뉴스메이커를 가로로 층층이 배치했다. 내용을 소개하는 표지 카피를 최소화해 간결한 멋을 살렸다.

파격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인문·교양 분야를 ‘북 인 북(book in book)’ 형태로 만들어 분책(分冊)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월간중앙이 창간 48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도한 변화다. 시사 월간지 중에선 처음이다. 별책의 이름은 ‘매거진h’. 인문(humanity)과 예술(arts) 콘텐트에 특화해 주 독자층인 오피니언 리더들의 지적 호기심과 욕구를 채워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총 127쪽 분량으로 휴대하기 간편하면서도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알찬 내용으로 구성됐다. 인문학의 대중화를 넘어 ‘일상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시도다.

‘매거진h’의 첫 표지는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장식했다. 창간기념호 특집으로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니체 신드롬’을 집중 분석했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니체 연구자 4명이 암울한 시대에 솟구친 니체의 긍정적 열정에서 얻어야 할 교훈을 찾았다.

지난해 ‘이어령 프로젝트’를 연재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파워 라이터 김정운 박사(문화심리학자)는 ‘인류 최초의 창조학교 바우하우스 이야기’라는 새 코너로 독자들과 다시 만났다. 복거일의 연재소설 ‘이승만’도 화젯거리다. 작가만의 방대한 취재와 열정이 녹아 있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장녀 김승중 캐나다 토론토대 희랍미술고고학 교수는 새로 발굴한 필자다. 천문학과 희랍미술사를 바탕으로 ‘그리스 문명, 그 결정적 순간’을 선보였다. 그 밖에도 고미숙·정여울·장석주·유민호·김영수·신명호 등 인문학 분야의 내로라하는 필진이 예술과 철학·역사·글로벌을 넘나드는 문·사·철(文·思·哲)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월간중앙은 유명 필진들이 가장 기고하고 싶어 하는 잡지로 통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 콘텐츠 잡지로 선정됐다. 김용옥 선생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이처럼 비주얼하고 정제된 콘텐트를 담는 매체가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월간중앙은 2018년이면 창간 50주년이다. 뉴스룸 체제는 월간중앙 도약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중앙일보의 막강한 취재 인력과 네트워크, 기자와 매체 간 협업을 통해 기사가 더 정교하고 예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홍균 월간중앙 편집데스크는 “2년 안에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월간 시사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며 “온라인과 디지털을 활용해 잡지의 새로운 생태계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뉴스룸

 

월간중앙=1968년 4월 창간했다. 초대 발행인은 홍진기 당시 중앙일보 사장, 초대 주간은 이종복 당시 중앙일보 출판국장이었다. 중앙일보가 발행한 첫 잡지다. 창간사에는 “겨레의 힘이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되기 위하여, 그리고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하여 격조 있는 재미를 추구하겠다”고 쓰여 있다.

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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