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톡투유 1년, 사람의 체온을 담아내다
중앙사보 2016.05.04

청중들과 4시간 쉼 없는 대화
대체불가맹활약 MC 김제동
어떤 사람도 재미 없는 사람 없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가 1년이나 하리라곤.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 1년을 넘겼다. 파일럿으로 첫 녹화를 한 게 지난해 2월 10일. 큐! 싸인이 떨어지고 4시간가량 흐른 후 MC 김제동이 클로징 멘트와 함께 청중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을 때 우리는 흠칫했다(최소한 나는 그랬다). ‘우리가 도대체 뭘 한 거지?’ 지금까지 해온 방송 프로그램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상상만 해오던 것들이 눈앞에 생생한 현실이 됐을 때 느낄 법한 ‘느낌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헐! 신이시여, 이것이 정녕 우리가 한 거란 말입니까!!!’ 그렇게 ‘톡투유’라는 희한한 프로그램이 툭 던져졌고, 어느새 1년이 된 것이다.
 ‘톡투유’는 ‘당신의 이야기가 대본입니다’라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제작진은 청중들이 김제동과 패널과 함께 이야기를 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줄 뿐이다. 이번 회에는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면 좋을지 ‘주제’를 던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대체불가’ MC 김제동과 청중들이 다 알아서 한다. 우리는 그저 그분들이 4시간에 걸쳐 풀어놓는 이야기들을 60분에 담아 현장의 분위기를 시청자도 느끼게 하는 법을 고민할 뿐이다. 녹화가 시작되면 한 시간은 김제동과 청중들이 특정한 주제 없이 마구 수다 떨고 패널들이 등장하면 비로소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은 ‘아웃도어’를 워낙 좋아해선지 대화가 산으로 가는 게 다반사다.
 전문가 패널과 초대 손님도 자신들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을 늘 말씀드리기에 처음엔 당황하다가도 이내 마주보고 있는 객석의 청중들이 주인공이라는 걸 느끼고 경청하며 즐긴다. 이렇게 방송 사상 전무후무한(?) 시도를 우리는 1년 넘게 이어온 것이다. 
 프로그램의 철학과 구조가 이렇게 돼 있기에 ‘톡투유’ 녹화는 매주 어김없이 예측 불가하다. 어떤 분들이 와서 무슨 얘기를 하실지 알 수가 없다. 김제동부터가 문을 열고 등장한 후 어떤 말을 할지 우리도 모르고 심지어 김제동 자신도 모른다고 한다. 미지의 청중과 처음 맞닥뜨린 순간에 어떤 느낌이 왔는가에 따라 그의 첫 멘트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결정된 멘트를 처음 마이크가 건네진 청중이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충북대에서 녹화를 했을 때였다. 김선희 PD가 한 남학생 청중을 주시했다. 제발 자기 좀 보라고 스케치북을 연신 들기도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등 범상치 않은 행동을 한 것이다. ‘저 학생에게 마이크가 안 갔으면’ 하며 마음을 졸였는데, 이게 웬걸, 마이크가 가는 걸 막을 수 없다. 그런데 그 학생은 재치 있는 말과 독특한 행동으로 제동씨와 청중들을 포복절도시켰다.
 김제동이 자주 하는 얘기가 있다. “어떤 사람의 얘기든, 시간을 가지고 계속 들어보면 재미없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톡투유’는 1년이 아닌 10년, 20년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 제작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자. 이제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톡투유’ 포에버, 이야기여 영원하라. 김영주 작가·톡투유

김영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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