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첫승, 중앙일보 연승…기협 축구대회 휩쓴 무서운 형제
중앙사보 2016.05.12

JTBC팀은 아쉽게 16강전에서 패배
중앙일보는 무실점으로 우승 눈앞

후반 5분쯤 “땅!” 하는 이상엽 기자의 외침과 함께 축구공이 ‘땅’으로 낮게 깔려 굴러옵니다. 완벽한 패스였지만 제 발은 공에 미치지 못합니다. 후반 15분쯤 이가혁 기자가 찬 공을 허벅지로 받아냅니다. 돌아선 순간, 상대편 골대로 뛰어가는 이종원 선배가 보입니다. 그 때 패스를 했어야 하는데 제가 질질 끌다 패스 타이밍을 놓칩니다. 결국 JTBC는 5월 8일 열린 기자협회 축구대회 16강전에서 2-0으로 패했습니다. 아직도 이 장면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만큼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는 컸습니다. 올해 JTBC 축구팀엔 구세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앙일보 우승의 주역을 딱 한 명만 꼽으라면 박진호 선배를 꼽고 싶습니다. 박 선배가 합류하면서 전력이 한 단계 올랐다고 들었습니다. 너무 부러웠습니다. JTBC 축구팀에도 그런 구세주가 나타나길 막연히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상엽이 나타난 겁니다. 상엽이와 박 선배는 강원대 축구팀에서 각축을 벌이던 에이스였다고 합니다(상엽이는 본인이 더 잘한다고 주장합니다). 지난해 중앙일보 축구팀이 ‘강원도의 힘’ 박진호 선배의 기를 받아 우승을 거머쥐었듯 올해 JTBC 축구팀도 이상엽이라는 ‘강원도의 새 힘’을 받아 쭉쭉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우승·준우승 나눠 갖다”라는 제목이 기자협회보 1면에 뜨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JTBC 축구팀은 금요일 밤과 화요일 새벽마다 모여 이를 악물고 연습했습니다. 기자협회에 낸 참가신청서에는 ‘올해 대회 목표: 첫 승’이라고 적었지만 분명 우리 목표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중앙일보 축구팀도 JTBC 축구팀과 연습경기를 한 뒤 일취월장한 실력을 인정해 줬습니다.
 그리고 첫 경기. 경기 시작 3분 만에 제가 첫 골을 터뜨렸습니다. 김진우 선배가 완벽한 어시스트를 해준 덕입니다. 뒤이어 우리의 구세주 상엽이가 4~5명의 수비수를 요리조리 헤집고 들어가 골을 넣었습니다. 동영상으로만 보던 메시의 드리블을 눈앞에서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상엽이가 이끌어낸 페널티킥을 이세영 선배가 성공시켰고 JTBC는 3-1로 창단 첫 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결승전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16강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합니다. ‘그때 한 발만 더 뛸 걸’ ‘그때 한 박자 먼저 패스할 걸’ 후회하며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중앙일보가 승승장구를 하고 있어 위안이 됩니다. 역시나 박 선배가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넣으셨더군요. 강주안 선배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공 하나 겨우 들어갈 공간으로 공이 빨려 들어갑니다. 이정봉 선배는 완벽한 골게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첫 헤딩 골은 독일 공격수 클로제의 그것과 흡사합니다. 코너킥으로 올라온 공을 수비수와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골대로 밀어 넣는 ‘잘라먹는 헤딩 슛’의 정석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골 장면은 ‘반 박자 빠른 슛’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공격수 판니스텔로이의 전성기를 보는 듯합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중앙일보의 2연패는 당연해 보입니다. 그리고 JTBC는 내년을 기대합니다. 내년 축구대회 참가신청서엔 ‘목표: 우승’을 적어 보렵니다. 내년부턴 기협 축구대회 우승 트로피가 서소문과 상암 사이를 오가지 않을까요. 이서준 기자·JTBC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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