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세차장 … 보급소의 혁신, 신문 판 흔든다
중앙사보 2016.05.19

복합유통망 1호점 강남 개관
세 가지 기능 한 공간에 담아


대여섯 평 공간에 잉크 냄새 폴폴 나던 신문 보급소. 중앙일보 반백 년 역사의 흔적이 담긴 이 보급소의 변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5월 17일 선보인 중앙일보 복합유통망 1호점(서울 강남점)은 다소 고답스런 이미지의 신문 산업이 새롭게 변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개관 기념식을 하고 운영에 들어간 ‘중앙일보 강남점’은 많은 고정관념을 깼다. 지금까지 신문 보급소는 신문을 최대한 신속하게 배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 독자가 찾아온다는 생각은 할 틈이 없었다. 작업장은 새벽의 피크 타임을 제외하고는 거의 문이 닫혀 있었다. 사무실은 대부분 외진 골목에 자리 잡았다. 우리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기존의 신문 보급소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고객들이 쉽게 다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독자와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강남점 프로젝트’는 사무실과 작업장을 갖춘 신문 보급소에 고객 라운지를 마련하고 세차 서비스 공간까지 담아냈다. 서로 조화가 어려울 것 같은 이런 기능들을 한 건물에 배치해야 한다는 점, 그것도 효율적으로 배열돼야 한다는 과제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중앙일보의 기업 가치를 건축물에 어떻게 담을지는 난이도 높은 숙제였다. 이를 위해 설계·건축·디자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1층에는 고객과 소통하는 ‘고객마루’, 신문 배급을 하는 작업장, 고객 서비스 기능인 세차장을 꾸몄다. 최우선 순위를 둔 건 세차장 위치다. 세차장의 경우 차량 통행이 원활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 세차장의 정차 공간과 작업 공간을 고려해 최적의 자리를 선정했다. 그 다음 신문 배급을 위한 작업 공간을 안쪽으로 배치했다. 세차장 운영이 끝나는 저녁 시간 이후에는 세차 공간도 훌륭한 작업장으로 변신한다. 그래서 비가 와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앞쪽의 열린 공간은 작업장의 배급을 위한 차량과 오토바이들이 정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세차장은 특히 프리미엄 세차업체인 소낙스(SONAX)와 협업해 코팅·광택과 프리미엄 세차 등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자 접점인 고객마루(고객라운지)는 도로 변에 만들었다. 전면이 유리로 돼 있어 환하게 열린 느낌을 준다. 고객마루는 중앙일보의 브랜드 스페이스다. 가구를 배치하고 인테리어 작업을 하면서 고객이 여기에 들어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에 몰두했다. 말하자면 고객들의 경험으로 공간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독자들이 강남점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떤 것을 먼저 보게 되고, 어느 곳에서 어떤 자세로 휴식을 취하며, 어떤 분위기를 느끼고 떠나게 될지 일련의 흐름을 스토리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채워진 가구 하나, 자재 하나에도 이 같은 고민이 담겼다. 고객마루 전면을 보면 콘크리트 덩어리가 하나 있다. 잠깐 앉을 수 있고 지나쳐 흘러가는 발걸음을 멈출 수 있다. 이 건물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구상한 장치다.
 2층에는 강남과 서초 지점을 관리하는 사무공간이 마련돼 있다. 효율적인 업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심플하게 꾸몄다.
외장재로는 벽돌을 선택했다. 벽돌은 신문의 활자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담았다. 활자가 모여 글이 되고 기사가 되고 칼럼이 되듯이 작은 벽돌이 모여 건물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활자가 어느 기사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매서운 비판이 되기도 하고 따뜻한 미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모인 작은 벽돌들도 중앙일보 51년 전통의 깊이를 느끼게 하고, 젊은 독자의 개성으로 살아나기도 한다.
 이날 강남점에서는 김교준 발행인과 박장희 경영총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복합유통망 개관식을 했다. 행사는 테이프 커팅을 시작으로 경과 보고, 발행인의 기념사, 관련 업체 감사패 전달, 기념 떡 케이크 자르기 순서로 진행됐다. 김교준 발행인은 기념사에서 “복합유통망은 고객 소통을 위한 새로운 변화와 시도이자 중앙일보의 또 다른 도전”이라며 “신문사업의 새로운 유통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구 사보기자·중앙M&C

유연구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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