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 '강남수향의 나그네'처럼 … 배움으로 가득 채운 중국 2박4일
중앙사보 2016.05.26

루쉰·왕희지 흔적 살피고
문혁 50년 특강 이어져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중국연구회(중중연·中中硏) 회원 16명이 5월 6~8일 중국 저장(浙江)성 샤오싱(紹興)·항저우(杭州)우전(烏鎭), 상하이(上海)를 차례로 둘러봤다. 이번 현장 답사의 주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 현대문학 거장들의 발자취를 찾아서’였다. 이번 외유는 반전으로 흥미를 더했다. 첫날 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의 고향 마을을 찾아갔으나 교통체증 때문에 끝내 선위안(沈園·정원)을 못 봤다. 하지만 “샤오싱에는 서예의 대가 왕희지(王羲之)가 있다”는 박종권 선배의 즉석 추천 덕분에 행선지를 서성고리(書聖故里)로 바꾸면서 행운이 찾아왔다. 왕희지가 붓을 씻었다는 연못(墨池)을 봤고, 덤으로 소흥주 양조장에 들러 양조 과정을 배우고 술도 맛봤다.
 이튿날은 비가 와 우중충했지만 시후(西湖) 관람에 나선 회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시후는 맑은 날보다는 안개 낀 날이, 안개 낀 날보다는 비 오는 날이 더 아름답다’고 한 시인 소동파(蘇東坡)의 문장이 흥을 돋운 때문일까. 일행은 우산이 비바람에 뒤집혀도 “와! 아름답다”를 연발했다.
 우전(烏鎭)은 답사의 백미(白眉)였다. 중국 현대 장편소설의 거장 마오둔(茅盾)의 생가가 있는 이곳은 ‘동양의 베니스’란 이름에 걸맞았다. 대운하가 지척인 강 좌우에 객잔(客棧·여관)·주점·차관(茶館)이 늘어서 있었다. 동트기 전에 산책하고, 배 위에서 바이주(白酒·고량주)를 마시니 흥이 절로 일었다. 물 위로 늘어선 불빛에 마음을 빼앗기고, 객잔에 몸을 누이니 어느새 1000년 전 ‘강남수향(江南水鄕)의 나그네’가 되어 있었다.
 유상철 논설위원의 문화대혁명 50주년 특강, 한우덕 중국연구소장의 상하이·중국 경제 해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의 북한 제7차 당대회 분석이 이동 중에 계속되면서 일정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하현옥(중앙일보 경제부 차장) 중중연 간사의 세심함 덕분에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방문까지 배움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반전은 귀국 항공편의 연발착. 2박3일 일정은 2박4일로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채윤경 기자·중앙일보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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