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국의 66명 외국인 청년…국경 없는 우애와 대화 나눠
중앙사보 2016.06.16

비정상회담 어느새 100회
"최고의 게스트는 정우성"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6월 20일부터 외국인 출연진 7명을 교체 투입한다. 기존 멤버 기욤알베르토와 7명의 새 출연진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크(미국), 기욤(캐나다), 알베르토(이탈리아), 알렉스(스위스), 니클라스(독일), 럭키(인도), 모일봉(중국), 후세인(파키스탄), 오헬리엉(프랑스).“100번의 일요일은 많은 것을 배우게 했고 많은 변화를 줬으며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게 했다.” 중국 출신 방송인 장위안이 6월 13일 JTBC ‘비정상회담’에서 하차하면서 개인 SNS에 남긴 소회다. 2014년 7월 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이날 100회를 맞은 ‘비정상회담’이 새로운 제작·출연진으로 단장해 6월 20일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약 2년간 세계 각국 청년들의 국경 없는 우애와 깊이 있는 토론을 연출한 김희정 PD 등 제작진을 대표해 이향숙 작가가 ‘비정상회담’ 100회를 되돌아봤다.
 
‘55개국’ ‘66명의 외국인 비정상 대표’ ‘109명의 한국 게스트’ ‘99가지의 토론 이슈’.
100회를 맞은 ‘비정상회담’이 2년 동안 만들어낸 숫자들이다. 미국·중국·일본·캐나다 등 ‘나라 이름 대기’ 게임을 하면 초급 단계에서 나올 법한 대국들부터 아제르바이잔·벨라루스 등 이름 자체만으로도 낯선, 그야말로 이국적인 나라들까지. ‘비정상회담’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국가들의 ‘비정상’ 대표들을 만났던 100번의 시간은 ‘외국인=미국인’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꼬마 시절을 떠올렸을 때 ‘촌놈이 엄청나게 출세했다’ 싶을 정도로 대단한 경험이었다. “앉아서 세계일주 하는 기분이었다”는 시청자들의 평가야말로 제작진의 일원으로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이다. 솔직히 말한다면 나 역시 그런 기분으로 제작에 참여했다. 그 여행들이 모이고 모여 100번째를 맞이했다니! 자축의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특집 준비를 시작했다.
 100회 특집을 위한 회의시간은 그리 고단하지도 길지도 않았다. 100회 동안 ‘비정상회담’을 지켜봐준 애청자들이 무엇을 가장 보고 싶어할까, 또 100회 동안 ‘비정상회담’을 지켜준 출연자들이 무엇을 하면 가장 뜻깊을까를 고민해봤을 때 정답은 거의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정으로 활약한 신구(新舊) 비정상 대표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 누구나 공감할 당연한 기획이었지만 막상 실현시키려니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었다. 무려 18명! 현재 출연 중인 11개국 대표들과 1년 전 바통을 넘겨줬던 6개국 대표들, 그리고 짧지만 깊은 존재감을 남겼던 영국 대표 제임스까지.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일본 대표 유타를 제외하고 모든 비정상 대표들을 모아놓으면 모두 18명이었다. 녹화 전에는 일주일 동안 18명의 인원을 직접 만나 인터뷰해야 했고, 녹화장에서는 질문 하나 하면 18명의 대답을 들어야 해 녹화시간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다행히 2년 동안 매주 이틀씩 꼬박꼬박 인터뷰를 해왔던 제작진의 내공은 깊었다. 또한 치열한 토론 속에서 흐름을 주도했던 세 MC들은 때로는 단호하고 때로는 센스 있게 18명의 토크 분량을 조절해줬다. 그리고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동안 방송을 한 비정상 대표들 역시 자신의 토크 길이를 제법 조절할 수 있는 노련한 방송인이 돼 있었기에 100회 녹화는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무난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
 지난 100회를 되돌아볼 때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비정상회담’을 더 ‘비정상회담스럽게’ 만들어줬던 몇몇 게스트다. 대체 불가 카리스마로 ‘반(半) 고정’이라는 타이틀까지 생긴 진중권, 무려 40살 이상이나 어린 외국인 남자들의 눈을 하트(♡)로 만들었던 러블리한 매력의 배우 윤여정, 한국 학부모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한 배우 권오중 등 숱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근에 함께해 준 배우 정우성을 첫손에 꼽고 싶다. 정우성 출연 후 많은 방송 관계자가 섭외 비결을 묻곤 하는데, 사실 이번 출연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자격으로 정우성 측에서 먼저 제안해왔다. 예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우성을 우리 프로그램에서 소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녹화를 진행하니 난민 문제에 대한 정우성의 고민과 관심은 누구보다 깊었고, 예능을 대하는 정우성의 자세는 누구보다 열려 있었다. 녹화장에서 난민에 관해 즉석으로 나온 질문에 대해 막힘 없이 대답하고 설명했고,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싶으면 본인 때문에 예능이 너무 무거운 거 아니냐며 시키지도 않은 농담까지 하면서 마지막에 ‘비정상 송’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평소보다 게스트 분량이 많아 편집하면서 어떤 것을 덜어내야 할까 고민했을 정도였다.
 한 시청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비정상회담’은 어렵고 무거운 문제를 가볍고 재밌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좋다고. 그리고 ‘비정상회담’을 보고 나서부터 외국인이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그냥 우리 주변 사람으로 보여서 신기했다고. 좋은 면만 봐주는 애청자의 ‘당근’을 뭘 푼수처럼 새겨 듣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말이 ‘비정상회담’의 존재 이유이지 싶다. 100회를 기념해 그동안 함께해 주신 시청자·출연자·제작진께 한 말씀 하고 싶다. “비정상회담 100번의 여행! 수고하셨습니다!” 이향숙 작가·비정상회담

 

이향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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