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조용희 기자 “생생한 뉴스 현장 누비는 일 꿈만 같아”
중앙사보 2016.06.23

JTBC 가족이 돼 행복합니다


저는 강원대 ROTC 출신입니다. 강원도 화천의 ‘이기자 부대’에서 근무했습니다. 2014년 1월 JTBC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당시 사회2부에서 뽑던 취재작가에 지원했습니다. 면접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뭐든지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제 나름의 데뷔작은 ‘뉴트리아의 습격’이었는데, 부산총국 구석찬 기자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기도 하죠. 당시 부장은 뉴트리아를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시키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뉴트리아가 서울에 왔는데 누군가는 밥을 줘야 할 거 아닙니까. 제가 ‘출연자 대기실’이 된 지하 주자창에서 뉴트리아에게 양배추 등을 챙겨줬습니다. 부장은 제게 “역시 잘한다”고 칭찬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도 기억납니다. 참사 다음 날 진도에 가 한 달 넘게 현장을 지켰습니다. 취재 중 뺨을 맞기도 했고 몰래 녹음하던 휴대전화를 뺏겨 파손되는 일도 겪었습니다. 하루는 아이 엄마가 시신이 보관된 천막에 들어가 얘기 나누는 것을 천막 밖에서 듣게 됐습니다. “우리 OO, 왜 이렇게 배가 들어갔어?” “엄마 안 보고 싶었어?” “뭐 좀 먹어야 되는데, 왜 이렇게 말랐어?” 아이 엄마는 오열했습니다. 그날 밤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2016년 2월 29일. 또 다른 제 입사일입니다. 취재기자로서 출발하는 날인 거죠. 전진배 부장은 회의에서 중대 발표, 이상엽 입사가 최종 확정됐답니다라고 축하해 줬습니다. JTBC 가족이 돼 행복합니다. 그야말로 매일 꿈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상엽 기자·JTBC

 

영상취재에 진심 담겠습니다


 

JTBC와의 인연은 전진배 사회2부장이 진행하던 탐사플러스로 시작됐습니다. VJ로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참사 이후 석 달이 지났을 때 남아 있는 시신 미수습자 가족들의 72시간을 담아오라는 지시를 받고 차를 직접 몰아 팽목항으로 달렸습니다.
 쓸쓸해진 팽목항은 더 짙어진 어둠과 적막함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언론사 중계차들이 찼던 자리에는 JTBC 미니버스만 남아 있었습니다. 팽목항의 일몰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7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진도체육관으로 갔습니다. 기자들이 있던 2층 스탠드에서 가족들을 지켜봤습니다. 발 디딜 틈 없었던 체육관은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적막했습니다. 가족들은 오전 4시까지 쉽게 잠들지 못했습니다.
 마감시간은 다가오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역시 JTBC밖에 없다고 했던 몇 달 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카메라를 외면했고 카메라 없이 대화하는 것조차 허락이 안 됐습니다.
 단원고 선생님의 동생을 조심스럽게 따라다니고, 생존자 권모양의 큰아버지 인터뷰를 담아 방송은 무사히 나갔습니다. 고생했다는 선배들 얘기에 힘들었던 마음은 풀렸지만 숨 쉬고 물 마시는 일조차 괴로워하던 가족들의 모습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이제 영상취재기자가 됐습니다. 방송 뉴스에서의 그림 한 조각이 수천, 수만의 목소리보다 더 크고 멀리 간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진심을 담아 촬영하겠습니다. 조용희 기자·JTBC

이상엽·조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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