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신문 속 논설위원들, 이젠 라이브로 만나요
중앙사보 2016.07.14

짧은 동영상이 디지털 대세
19명 전문가들의 의지 담아 

 

“한번 해봅시다.”
이하경 논설주간의 말은 짧고 묵직했다. 순간 10층 회의실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이어진 이 주간의 말은 단호했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이라면 우리가 먼저 가보도록 하죠.”
 지난 6월 중순 디지털과 관련한 회의에서의 일이었다. 이석우 디지털 담당이 참석해 “앞으로 디지털화의 승부처는 페이스북을 통한 10분 미만의 짤막한 동영상 콘텐트에 있다”며 “이는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라는 간곡한 내용의 보고를 한 직후의 일이었다.
 평생 신문에서 글만 써온 신문기자 출신의 논설위원들은 이렇게 해서 생방송의 출연자가 됐고, 중앙일보는 한국 최초로 논설위원들의 페이스북 라이브 생방송을 고정적으로 서비스하는 언론사가 됐다. 
 페이스북 라이브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 등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동영상을 생중계하는 기능을 가리킨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따끈따끈한 신규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월평균 이용자수가 16억50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생중계 뉴스와 사람들의 셀프 중계를 볼 수 있게 됐다. 바야흐로 페이스북 라이브가 미래 미디어전의 전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첫 방송은 6월 20일 월요일에 시작했다. 촬영은 대학생 인턴이 맡고 PD 역할은 채인택 위원이 맡았다. 남정호 위원이 그날 집필한 자신의 칼럼 분수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이어 채인택-강찬호 위원이 등장해 2인1조로 그날의 이슈를 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렇게 로켓은 발사됐다.
 논설위원실 회의실 의자와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이 준비물의 전부였다. 메이크업은 선크림으로 대체하기 일쑤였다. 조명은 회의실 전등으로 만족해야 했다. 프롬프터는 손으로 쓴 것이 전부였다. 대담은 프롬프터는커녕 원고도 없이 즉석에서 이뤄졌다. 서로의 눈빛이 유일한 원고였다. 처음에는 마이크도 없었다. 스마트폰을 출연자의 얼굴에 바짝 가까이 대거나 목청을 높여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현재 논설위원실의 페이스북 라이브는 3개 층으로 이뤄지고 있다. 1층은 오후 6시부터 15분간 진행되는 칼럼니스트 쇼다. 2층은 오후 6시15분부터 6시30분 사이에 진행되는 ‘2인1조’다. 두 사람이 짝을 지어 매일 서로 다른 분야의 맥을 짚는 라이브 토크쇼다. 3층은 ‘전문가 한마디’다.  

 

칼럼니스트 쇼·전문가 한마디
분야별 맥 짚는 토크쇼로 소통

 사실 페이스북 라이브 준비는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일단 출발하고, 해나가면서 하나하나 고쳐나가자는 이 주간의 방침 때문이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발생 즉시 신속하게 해결됐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의 이면에는 논설위원실의 끈질긴 노력과 투자가 숨어있었다. 2014년 1월부터 나를 흔든 시 한 줄을 시작하면서 주 2회 동영상 제작을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 4월부터 주 1회 직격인터뷰를 도입하면서 논설위원들이 인터뷰어로 등장하는 동영상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밖에 JTBC 비정상회담 멤버들과의 비정상 칼럼 쇼 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 교수와의 누드 코리아 기적의 명의 등 다양한 동영상 인터뷰와 토크쇼도 논설위원들이 제작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논설위원이 방송 능력을 갖게 됐고, 2015년 12월에는 유승민·원유철·송해 3인을 논설위원들이 인터뷰한 3부작 JTBC 위험한 초대를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논설위원실은 동영상이 아닌 오디오만으로 진행되는 팟캐스트 방송도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 양영유 논설위원이 입시 대비를 주제로 입시전문가들과 방송을 하고 있고, 아이를 키우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서울대 대학원 여학생들과의 저출산 톡톡 10부작은 채인택 논설위원이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이 나가자 “다음 날 신문에 나갈 이슈를 하루 앞서 깊이 있으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해줘 고맙다” “디지털 시대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언론계 고참인 논설위원들이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이 감동적이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참여한 논설위원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하고, 회가 거듭할수록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논설위원실의 페이스북 라이브는 이하경 주간을 중심으로 모두가 하나가 돼 뛰면서 탄생한 작품이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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