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네이티브 애드로 디지털 콘텐트 새 장 열다
중앙사보 2016.08.04

한국 최초 도전하는 B-TF
움직이는 그래픽3D 동영상
광고 같지 않은 광고만들기

 

“LG 트윈타워 1층에서 보자. 노트북 들고 와라.”
지난해 12월 30일. 신설된 B-TF로 발령난 지 열흘도 안 됐을 때였습니다. 저는 새로 보스가 된 표재용 부에디터의 두 줄 문자를 받고 영문도 모른 채 여의도로 급히 달려갔습니다. 
 LG 그룹 홍보 담당 임원과 만난 표 부에디터는 능수능란하게 ‘썰’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이 자리가 B-TF의 공식적인 첫 세일즈 무대였지요. “중앙일보가 뉴욕타임스(NYT)와 같은 프리미엄 네이티브 애드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LG가 함께하시죠.” 옆에 앉은 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노트북으로 NYT가 그간 만든 네이티브 애드를 꺼내 보였습니다. ‘남의 회사’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면서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볼테니 함께하자”는 제안을 하다니 흡사 ‘2인조 사기단’ 같지 않습니까? 운 좋게도 네이티브 애드 등 디지털 광고에 관심이 있었던 담당 임원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함께하시죠”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최초 ‘고품격 네이티브 애드’는 이렇게 처음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네이티브 애드란 간단히 설명하면 ‘광고 같지 않은 광고’입니다. B-TF(B는 Branded content의 약자)는 스토리텔링ㆍ동영상ㆍ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포맷을 총망라한 NYT형 네이티브 애드를 벤치마킹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광고시장에선 네이티브 애드가 온라인 광고의 터줏대감 격인 배너 광고를 위협할 만큼 급부상했습니다. NYT는 지난해 네이티브 애드로만 5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요.
 영상 제작은커녕 셀카 찍은 경험이 전부인 기자 3명(표재용ㆍ이해준ㆍ하선영)으로 출발한 B-TF는 광고 기획사 출신의 배근배 프리랜서 PD의 합류로 그 진용을 갖췄습니다. 영업ㆍ기획ㆍ제작ㆍ확산 등 광고기획사의 모든 역할을 지난 7개월간 서울 서소문로 J빌딩 10층 1004호 회의실 안에서 해결해왔습니다. 제작 인프라가 없어 영상은 외주 업체에 맡겼고, 페이지 구성 및 개발은 중앙일보 UX디자인팀과 기술개발팀에서 밤낮으로 도와주었습니다.
 B-TF는 7월 25일(LG그룹)과 8월 1일(아모레퍼시픽) 일주일 간격으로 네이티브 애드 두 편을 선보였습니다. 처음 나간 LG그룹의 광고는 ‘왜 신재생 에너지가 필요한가?’를 다루고 있습니다(아래 사진). 아모레퍼시픽 편은 화장품에 담을 자연 원료를 구하기 위해 알래스카로 떠난 연구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아이템 선정부터 영상 콘티, 내레이션, 페이지 구성까지 취재하고 기사만 쓰던 제게는 낯선 일들의 연속입니다. 오전에는 외주업체와 제작비 산정을 놓고 씨름하다 오후에는 AE(광고기획자)로 변신해 영상 구성에 골몰합니다. 경험이 일천해 회사 내 많은 분에게 실시간으로 SOS를 요청했습니다.
 B-TF가 제작하는 네이티브 애드의 차별화 포인트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고퀄리티’입니다. 영상 수정 작업을 3주간 밤을 지새우며 진행했고 내레이션과 텍스트를 고치기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당장의 많은 이익보다는 제작 역량과 수준을 국내 최고로 끌어올려 ‘중앙일보에는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레퍼런스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온라인에서 먹히는 가볍고 유머러스한 콘텐트’를 만들겠다는 유혹도 꾹 참았습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를 비롯해 JTBC·중앙SUNDAY의 홈페이지 및 SNS에도 게재된 네이티브 애드는 다행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B-TF는 이미 후속 작품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약 한 달 뒤쯤엔 새로운 콘셉트의 네이티브 애드 두 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김교준 발행인, 최훈 편집국장, 박장희 경영총괄의 관심과 격려는 B-TF에 큰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수시로 1004호를 찾아와 많은 아이디어와 격려를 해주신 편집국 동료들을 비롯해 UX디자인팀, 기술개발팀, 디지털기획팀, 사업개발팀의 도움은 제게 튼튼한 쇠동아줄이었습니다. 광고국의 조언과 도움으로 시행착오를 줄였습니다. 김수길 JTBC 사장, 박의준 경영기획 및 지원총괄, 오병상 보도총괄 등 JTBC 식구들의 지원과 격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네이티브 애드는 디지털 시대에 언론사가 자신 있게 도전해볼 만한 미지의 영역이고 블루오션입니다. 많은 과제가 있지만 도전 의욕은 더욱 커집니다. 새로 도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중앙일보의 ‘개혁 DNA’가 가장 잘 먹힐 곳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중앙일보와 JTBC 등 그룹 전체의 역량을 모으면 세계적인 수준의 네이티브 애드를 만들 수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의 날카로운 조언과 지적은 앞으로 B-TF와 네이티브 애드가 안착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하선영 기자ㆍ중앙일보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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