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갯불에 콩 볶듯 시작했지만…JTBC '판타스틱' 대박 예감
중앙사보 2016.09.08

금토 드라마 역대급 시청률
실시간 검색 순위도 장악


드라마 한 편을 준비하는 기간은 보통 1년 이상이다. 어쩌다 보면 2년, 3년이 될 때도 있다. 공전의 히트를 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나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닥터스’는 지금과는 다른 제목으로 5~6년 전부터 방송 시장에 나와 있던 작품이다.
 그런데 가끔씩 번갯불에 콩 볶듯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작품도 있다. 예를 들면 JTBC가 방영 중인 드라마 ‘판타스틱’은 올해 6월 초까지 시놉시스와 대본 한 부만 나와 있는 상태였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방송 개시일 9월 2일은 너무 촉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본엔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 있었다. 잘나가던 30대 드라마 작가 소혜(김현주)가 어느 날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다. 대체 그동안 뭘 위해 앞만 보고 뛰었는지 후회가 밀려온다. 지금부터라도 나만을 위해 제대로 살아 봐야지, 하는 순간 마침 두 남자가 적극적으로 대시해 온다.
 ‘남자 셋 여자 셋’ 등 한국 시트콤의 1세대 작가답게 이성은의 글에는 위트와 공감의 포인트가 즐비했다. “도대체 내가 뭣 때문에 이렇게(점심 못 먹고, 휴일에도 못 쉬고, 돈 걱정에 시달리면서) 살아야 하나”라는 건 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공통된 한탄일 터. 남은 삶의 시간 동안 누릴 것 다 누리고 가겠다는 소혜의 결심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이란 확신이 왔다. 게다가 소혜와 두 남자의 로맨스, 소혜 곁을 지키는 여고 동창들의 끈끈한 우정(요즘 말로 ‘워맨스 womance’라고 한다), 지옥 같은 ‘시월드’(시어머니·시아버지·시누이처럼 시(媤)자가 들어간 사람들의 세상, 즉 시댁을 말하는 신조어 표현)를 빠져 나와 연하남과 달콤한 연애를 나누는 소혜 친구 백설의 이야기까지 한마디로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 시장의 핵심 고객인 30~50대 주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였다.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영화 ‘추격자’를 연출한 조남국 감독은 “난 로코(로맨틱 코미디) 전문가는 아닌데…”라며 잠시 엄살을 떨었지만 이내 이 대본의 가치를 인정하고 판타스틱호(號)의 선장 자리를 수락했다. 이때가 방송 11주 전. 이 경우 차질 없이 방송이 되려면 최소 7주 전까지는 캐스팅이 완료되고, 5주 전에는 촬영이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첫 방송 전까지 대본이 8부까지는 나와야 한다는 희망사항이 있었다.
 놀랍게도 이 일정은 거의 차질 없이 지켜졌다.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어쨌든 이 드라마의 색깔에 비춰볼 때 주상욱과 김현주보다 어울리는 캐스팅은 쉽지 않았을 거라고 자부한다(이건 방송된 1, 2부를 보면서 확신했다). 두 번째 커플인 박시연과 지수도 최적의 호흡을 보여줬고, 김태훈의 탁월한 연기력이 모두를 안심시켰다. 김정난·윤소정·채국희·김영민 악역(惡役) 4인방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첫 방송이 나간 9월 2일부터 2회가 방송된 이튿날까지 ‘판타스틱’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잠시도 내려오지 않았다. 시청률은 1회 2.6%, 2회 2.4%. 물론 아직 대박을 말하긴 이르지만, 첫 2회 평균 시청률 2.5%는 JTBC가 지난해 1월 금토 드라마를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이다.
 “주인공이 시한부 인생이라 뻔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등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말에는 등장인물 준기의 말로 대답하고 싶다. “시한부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요? 누구든 다 죽어요.” 이 말에 지극히 공감한다. ‘판타스틱’의 캐치프레이즈는 ‘오늘만 사는 로맨스’다.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열심히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판타스틱’ 앞에 더 많이 모여들기를 기대한다.
 P.S. 제작발표회장에서 김현주는 “시청률 5%가 넘으면 최신 걸그룹 댄스를 연습해서 다른 주연 배우들과 함께 추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춤이 보고 싶다. 송원섭 CP JTBC

송원섭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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