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의 지령(紙齡) 500호를 맞아 김명호 성공회대 교수가 10월 6일 서울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우리에게 지금 중국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독자 초청 강연을 했다. 오전 7시30분 이른 시각에 시작된 강연에도 500명이 넘는 독자가 자리를 가득 채웠다. 중앙SUNDAY 2호부터 ‘사진과 함께하는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를 연재해 온 김 교수는 한국인들은 남을 폄하할 때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겉과 속이 똑같으면 그게 짐승이지 사람이냐고 할 정도로 겉과 속이 다르다며 “우리는 역사가 기록되기 전부터 중국과 교류해왔지만 중국에 대해 여전히 잘 알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은 김 교수의 열강에 때로는 고개를 끄떡이며, 때로는 갸웃거리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김명호 교수 기념특강 화제

 이날 행사에는 60여 명의 기업 관계자도 참석했다. 그들은 이른 시간에 열린 강연 행사에 많은 독자가 자발적으로 운집한 것에 놀라움을 표했다. 몇몇 사람은 어떻게 동원했는지 비결을 알려 달라고 조용히 물었다가 온라인으로 참가 접수를 한 지 이틀 만에 350명 이상이 신청했다는 답변에 놀라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 기업체 임원은 우리가 신제품 출시 행사를 해도 수백 명을 모으기가 어려운데 중앙SUNDAY 독자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이 간다고 말했다.
 2007년 3월 18일 창간한 중앙SUNDAY가 2016년 10월 9·10일자로 500호를 맞았다. 국내 유일의 일요일 발행·배달 신문인 중앙SUNDAY의 창간으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 회원국 가운데 일요일에 신문이 배달되지 않는 유일한 나라에서 벗어났다. 중앙SUNDAY는 창간사에서 파편화된 사실들을 모아 뉴스를 정리하고, 현상을 분석하고, 흐름을 예측해 정보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 필수품 나침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사가 교과서에 실리기도

 이후 9년7개월여 동안 다양한 특종 기사와 깊이 있는 분석, 수준 높은 연재물을 선보였다. 홍콩에서 이룬 안성규 기자의 김정남(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단독 인터뷰(2010년 6월 6일자)는 국내 언론은 물론 CNN을 비롯한 외신들이 대거 인용 보도한 세계적 특종이었다. 홍주희 기자의 나이 들수록 왜 세월은 빨리 흐를까 기사(2010년 12월 26일자)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릴 만큼 고품격 기사로 평가받았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조선왕을 말하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빠른 삶 느린 생각 등 한국 지성과 전문가 필자들의 연재물도 호평을 받았다. 두 페이지를 펼쳐 사진을 싣는 와이드 샷도 한국 신문으로는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형식 면에서 2008년 1월 6일자부터 국내 최초로 베를리너판을 도입하는 등 혁신을 이끌었다.

전문가가 함게하는 S매거진

 고품격 문화·스타일 섹션인 ‘S매거진’은 창간 당시에는 신문 스타일로 만들어졌다가 2011년 11월 27일자부터 지금의 별쇄 잡지 스타일로 판형과 종이 재질을 바꿨다. 매주 국내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문화계 행사 소개 및 리뷰를 비롯해 사진작가 윤광준, 소설가 백영옥, 문학평론가 정여울, 칼럼니스트 김상득 등 맛깔스러운 필치와 감각을 지닌 전문가들의 글이 더해져 기자와 전문가가 함께 만드는 고급 문화 매거진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올해 3월부터는 럭셔리 브랜드의 최신 트렌드를 담은 명품 테마잡지 ‘the S’를 부정기물로 시도했다.
 내년 3월 창간 10주년을 앞둔 중앙SUNDAY는 에디터와 디자이너가 만드는 신문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경환 총괄에디터를 중심으로 S매거진을 담당하는 정형모 에디터, 굵직한 기획기사로 지면을 빛내는 정철근 에디터, 헤드라인을 책임지는 박찬호 에디터 등이 이현민 팀장을 비롯한 디자인팀과 힘을 합쳐 세련되고 알맹이가 꽉 찬 지면을 제작하고 있다. 구명서·백두규 팀장 등 광고와 판매로 지면 제작을 지원하는 분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중앙SUNDAY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가는 이정민(SUNDAY제작담당) 국장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새로운 제작 시스템 아래 이하경 논설주간을 비롯한 논설위원들, 남윤호 편집국장 대리, 박승희 기획조정1담당 등 뉴스룸 간부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도 중앙SUNDAY의 얼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열 중 아홉 "계속 구독하겠다"

 이처럼 내용과 형식 모두 혁신을 거듭한 끝에 중앙SUNDAY는 한국의 대표적인 고급 일요신문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ABC의 공식 인증 결과 주간지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일간 종합지와 경제지를 포함한 순위에선 11위를 차지했다. 올해 초 독자 600명 만족도 조사 결과 ‘신문 콘텐트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95.7%였으며 ‘계속 구독하겠다’는 응답도 91%에 달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학부 교수는 중앙SUNDAY는 분석적이고 문화 지향적인 고유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사우 여러분들이 보내준 따뜻한 격려와 힘찬 응원에 감사드리며 중앙SUNDAY 앞에 펼쳐진 또 다른 500호의 거듭된 발전을 기원한다.
김창우 부장·중앙SUN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