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어린이도 함께 달린 도심 마라톤대회
중앙사보 2016.11.10

'중앙서울마라톤' 이모저모
케냐 선수 조엘 켐보이 우승
10부문 부활해 큰 인기


일요일인 11월 6일 오전 8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국제 엘리트 부문 휠체어 선수들의 스타트와 함께 2016 중앙서울마라톤 참가자들이 레이스를 시작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덕인지 종합운동장은 1만7000여 명 참가자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우승의 영예는 2시간 8분 7초를 기록한 조엘 켐보이 키무레르(28·케냐) 선수가 차지했다. 키무레르는 올 들어 기록이 좋지 않았다. 매년 2시간 7~8분대를 끊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중국 란저우 대회에서는 2시간 15분 32초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맹훈련에 돌입한 그는 이날 시즌 최고 개인 기록을 내면서 정상에 올랐다. 키무레르는 “따뜻한 날씨 속에서 달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13 중앙서울마라톤에서 제임스 킵상 쾀바이가 우승한 이래 3년 만에 케냐 출신의 우승자가 나왔다. 케냐의 마라톤 강국 자존심을 다시 한번 세웠다.
 국내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김재훈(27·한국전력)이 2시간 18분 48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전체 11위)했다. 여자부에선 김선애(38·SH공사)가 2시간 44분 1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국내 여자 출전 선수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지만 이를 극복했다.
 휠체어 부문에서는 일본의 와타나베 쇼(25)가 1시간 33분 5초로 우승했다. 홍석만(41)이 1시간 36분 57초로 2위에 올랐다.
올해는 마스터즈의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2011년 이후로 중단된 10㎞ 부문이 부활하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건각(健脚)들이 레이스에 합류했다. 이번 10㎞ 코스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작해 잠실역 교차로를 지나 잠실대교 북단의 반환점을 돌아오는 코스였다. 한강을 바라보며 뛸 수 있어 많은 마라토너가 탁 트인 쾌적함을 즐겼다. 
 10㎞ 부문의 부활은 여러모로 대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풀코스 마라톤의 경우 40대 이상의 관록 있는 동호인들이 많이 참가하는 데 비해 10㎞ 코스는 이제 막 달리기에 재미를 붙인 젊은 세대에 어필한다. 10대들에게는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마라톤대회를, 20~30대에게는 유행처럼 번지는 ‘러닝 크루(running crew)’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10㎞부문에서 10대와 20대 참가자가 눈에 띄게 늘면서 중앙서울마라톤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
 여기에 풀코스를 소화하기 어려운 왕년의 마라토너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대회에 참가한 ‘부고20 W&R’ 팀은 전원이 65세 이상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질주본능이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김인(66) 회장은 “대부분 황혼기지만 마라톤에서 활력을 얻고 있다. 우리처럼 풀코스를 소화하기 어려운 '달리미'들에게 10㎞ 부문은 반가운 선물과 같다”고 말했다. 이 팀 회원 15명이 출전해 모두 완주했다.
 2016 중앙서울마라톤은 하늘의 도움(따뜻한 날씨)과 땅의 은혜(안정된 코스)가 어우러진 성공작이었다. 마스터즈 부문에서 5년 만에 부활한 10㎞ 코스로 각양각색의 마라토너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남녀노소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나라 대표 마라톤 대회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진정현 차장·조인스

진정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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