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소리와 함께 '비정상회담' 대표 11명 토론 열기 후끈
중앙사보 2016.12.01

촬영장 직접 가보니
외국인들의 현실 이야기와
굵직한 이슈로 연일 화제 
 

매주 일요일. 모두의 휴일이지만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서소문로 A빌딩 지하 촬영장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정상회담에 참여한 각국 대표들 못지않은 긴장감으로 촬영에 임하는 비정상대표들 때문이다. 촬영 시작을 알리는 ‘슛’ 소리와 함께 11명의 대표들은 실제 토론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겁고 날 선 토론을 시작한다.
 2014년 7월 7일 시작해 연말이면 130회 방영을 앞두고 있는 비정상회담. 기존 대표들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에 그 자리를 넘겨받은 지금의 비정상대표들의 부담도 컸다. 제작진도 ‘시청자들이 새 대표들을 얼마나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새 얼굴들의 등장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너무 위험한 모험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멤버들의 깊고 폭넓은 지식, 무지개처럼 서로 다르면서도 어울리는 성향, 그리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이들의 매력을 믿기로 했다. 우리가 봤던 것을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생겼다.
 다양한 국적은 물론 나이대와 직종도 다른 새 대표들을 전면에 내세운 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해야 이전과 달라 보일 것인가였다. 이미 숱한 주제들이 비정상회담을 통해 다루어졌기 때문에 새 콘텐트가 없다면 시청자들에게 “멤버들만 바뀌었지 결국 똑같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전 세계 핫한 이슈들에 집중했다. 이를 토대로 토론의 틀을 확장시키고 개인의 생각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사회·문 화적 양상들을 끌어내고자 했다. 대화와 소통이 단절된 시대, 누구도 시원하게 마음속 이야기들을 쉽게 꺼내놓지 못하는 시대에 모두가 갈증을 느꼈던 것일까.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현 시국에 대한 의견들을 가감 없이 쏟아내자 바로 시청률 상승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EU 탈퇴부터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 독일 자동차 리콜 사태, 미국 제45대 대선으로 바라본 대통령의 자질, 그리고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소식까지 시의성 있는 국제 정세들을 다루며 열띤 토론의 장을 펼쳤다. 필요하다면 방송 전날 긴급 회담을 열 정도로 토론의 콘텐트와 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결국 핵심은 ‘무엇을 이야기하느냐’였다.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 ‘바로 지금’ 현실 속 이야기가 통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남의 나라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다면 이제는 바로 내 삶과 직결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소 무거운 시사 이슈를 많이 다룬다는 평도 있지만 지금 뉴스만큼 재밌는 것도 없지 않은가.
 새 비정상대표들의 솔직한 입담도 큰 공을 세웠다. 시즌 1 때부터 비정상회담을 든든하게 지켜온 버팀목인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와 캐나다 대표 기욤을 비롯해 매주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 대표 마크, 자국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 프랑스 대표 오헬리엉, 아재 개그로 분위기를 업 시키는 인도 대표 럭키, ‘아시아 중심’을 외치는 중국 대표 왕심린 등 모두가 몸을 사리지 않는 입담을 뽐내고 있다. 이들의 멘트 하나하나가 이슈화될 정도다.
 비정상대표들은 각자 자신의 나라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매주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시간을 들여 토론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한국말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렇게 다들 묵묵히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조금씩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여전히 비정상회담은 갈 길이 멀다. 세계는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라들도 많다.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또 아직 만나지 못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예측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 계속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비정상회담의 미래가 아닐까. 김나영 작가·JTBC

 

김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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