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등 신규멤버들, 한중일 30인회에 새 바람 일으켜
중앙사보 2016.12.08

일본서 열린 11회 '협력' 강조
유홍준 전 청장, 가이드 자청


“대단한 연설이다. 많은 공부가 됐다.”(다케오카 린지 니혼게이자이신문 상무)
 “연설 원고를 어디서 구할 수 있나.”(간위란 중국 신화사 세계문제연구센터 부연구원·중국대표단 일원)
 “내용이 정말 좋아 일일이 받아 적었다.”(오자와 가즈히사 일본 시즈오카현청 해외교류반장)
 12월 4일 제11회 한·중·일 30인회 첫째 날 열린 환영만찬의 화제는 단연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축사였다. 홍 회장은 연단에 올라 “한·중·일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와 함께 우리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 오히려 코를 찌르는 박비향(撲鼻香)의 매화(梅花)가 피어난다는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 나라 현인들이 눈 깊은 산중에 매화를 찾아 나섰던 ‘탐매(探梅)’와 ‘심매(尋梅)’ 정신을 상기시킨 것이다. 얼어붙은 3국 정세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는 한·중·일 대표단과 관계자들의 마음에 봄을 불러왔다.
 올해 한·중·일 30인회는 ‘세계적인 고립주의 확산-한·중·일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일본 시즈오카시 니혼다이라호텔에서 이틀간 열렸다. 한국의 이홍구(중앙일보 고문) 전 국무총리, 중국의 쩡페이옌 전 부총리,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등 세 나라를 대표하는 지식인 3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신규 멤버의 대거 유입에 따른 새 바람이었다. 특히 ‘K팝의 대부’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5일 전체회의에서 “한·중·일이 협력해 ‘동양의 할리우드’와 같은 아시아 중심의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시아 젊은이들이 SM이란 플랫폼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는 영상과 어우러진 그의 발표는 이날 회의에서 유일하게 박수를 받았다.
 중국에서는 30인회 사상 처음으로 1970년대생(간위란 부연구원)을 대표로 선임하며 세대교체의 문을 열었다. 일본은 다테이시 후미오 오무론 회장, 시가 도시유키 닛산자동차 부회장 등 재계 파워맨을 영입했다. 중앙일보·신화사·니혼게이자이신문 등 공동 주최사 대표들은 이날 아침 열린 간담회에서 “새로운 10년을 맞아 젊고 실질적인 회의체로 변화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회의가 열린 시즈오카는 17~19세기 조선이 일본에 파견한 외교사절단 조선통신사의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고장이다. 한국대표단은 첫날 조선통신사의 시(詩)·서(書)·화(畵) 85점을 간직하고 있는 세이켄지(淸見寺)를 둘러봤다. 지난해에 이어 대표단에 참여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2박3일 여정 내내 깜짝 가이드로 활약했다. 세이켄지는 물론 도쿄 하네다공항과 시즈오카를 오가는 4시간여 동안 대표단과 수행단 버스를 넘나들며 일본의 역사와 사회문화, 한·일 관계 등에 대한 특강을 폈다. 대표단은 각자의 전공분야에 유 전 청장의 강의를 접목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중·일 30인회는 3국의 전직 고위 관리와 경제·교육·문화 등 각계 전문가 30명이 참여하는 민간 회의 기구다. 3국 정상회담 정례화와 상설 협력 사무국 설치, 한·중·일 공용 한자 808자 선정 등이 한·중·일 30인회가 낳은 성과물이다. 세 나라가 매년 돌아가면서 회의를 여는데, 내년에는 중국에서 개최된다.
정고은나래 과장·중앙일보

정고은나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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