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풀고 영화 보고 디제잉 쇼… 화기애애한 분위기속 23쌍 커플 탄생
중앙사보 2016.12.22

‘혼자 와서 둘이 되어 나가는 솔로 탈출 프로젝트.’
 12월 16일, 사보기자 세 명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메가박스 센트럴점에서 열린 ‘솔로관 시즌3’ 행사에 참여했다. 솔로관 이벤트는 20·30대 외로운 싱글 남녀 각 50명이 모여 영화를 함께 보며 커플 매칭을 하는 메가박스의 연말 행사. ‘솔로 커밍아웃’을 한 사우들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이라도 하듯 메가박스는 300대 1의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밥상’을 차려줬다.
 어둑어둑한 극장에 들어가 관객석에 앉았다. 앞자리엔 처음 만난 남녀가 앉아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고 있었다. 예상 외로 ‘물’이 좋았다. 선남선녀로 가득했다. 빈 자리도 눈에 띄었다. 이른바 ‘노쇼(No Show)’.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아 슬픈 참가자를 위해 즉석에서 자리 배정이 다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짝이 맞지 않아 남성끼리 커플이 되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이때 누군가가 걸어왔다.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스쳤다. ‘저 남자는 아니길. 뒤에 오는 남자가 내 스타일인데….’ 그러나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파트너가 아니길 바랐던 남성 참가자가 옆자리 파트너석에 앉았고, 마음에 든 ‘훈남’은 앞자리에 앉았다. 파트너와 인사를 나누고는 적막이 흘렀다.
 영화 시작 전 ‘도전, 메가벨’ 퀴즈 코너가 진행됐다. 파트너도 나에게 실망했는지 퀴즈를 푸는 동안 잘 웃지 않았고 별다른 질문도 없었다. 하지만 다른 좌석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보였다. 내 눈은 자꾸만 앞자리 ‘훈남’에게로 향했다.
 ‘속마음을 말해줘’ 시간이 됐다. 파트너가 마음에 드는지 결정을 한 뒤 좌석번호와 함께 붙어 있는 ‘O’와 ‘X’ 중에서 하나를 골라 내는 것. 상대방과 몇 마디 나눠보지 못한 데다 그도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아 ‘X’를 수거함에 넣었다. 이어 영화 ‘싱 스트리트’를 관람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이런 것도 20대 때 했어야 즐거웠겠구나. 그동안 뭐했지.’ 애꿎은 나이를 탓하며 영화를 봤는데, 역시나 앞에 앉은 훈남의 뒤통수에 시선이 자꾸 꽂혔다.
 영화가 끝나고 커플 매칭 결과가 발표됐다. 남녀 모두 ‘O’를 한 10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부러움도 잠시, 기회는 또 있었다. 커플이 되지 못한 사람들끼리 즐기는 ‘애프터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크린 앞에 맥주가 놓여지고 디제잉 쇼가 펼쳐지면서 영화관은 순식간에 클럽으로 변했다. 뒤늦게 눈이 맞은 남녀도 나타났다. 최종 23쌍의 남녀가 반쪽 찾기에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이날 사보기자들은 모두 커플 매칭에 실패했다. 우리끼리 술잔을 기울이며 “내년엔 꼭 커플이 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자”고 다짐했다. 그때도 혼자라면? 메가박스 솔로관 시즌4에 다시 도전하는 수밖에. 
한진 기자중앙일보플러스

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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