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여전히 중국에 높은 벽… 사드 논란 속에서도 '공한증'은 유효"
중앙사보 2017.03.23

23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JTBCJTBC3 FOX Sports 생중계

18승12무1패. 한국 축구 대표팀의 중국전 역대 전적이다. 일방적인 결과다. 2010년 0-3 패배를 제외하면 항상 중국보다 나은 경기를 펼쳤다. 중국이 한국 축구를 두려워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국은 언제나 중국에 강했으며 좋은 경기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중국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중국 축구팬들은 창사를 ‘푸디(福地·축복의 땅)’라 부른다. 2005년 이후 이곳에서 열린 8차례의 A매치에서 중국이 무패 행진(4승4무)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3월 23일 이 도시 허룽스타디움에서 중국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17년 첫 경기에 JTBC와 JTBC3 FOX Sports가 힘을 보탠다. 생중계를 통해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한국은 3승1무1패(승점 10)로 이란(3승2무·승점 11)에 이어 조 2위다. 우즈베키스탄(3승2패·승점 9)이 조 3위로 바짝 뒤쫓고 있다. 조 2위까지 월드컵에 직행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다. 중국전에서 승점 3점을 얻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다.
 

 이번 중국전의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의 축구 실력이 아니라 ‘중국인’이다. 창사는 ‘추미(球迷·중국 축구팬)’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건국의 아버지’라 부르는 마오쩌둥(毛澤東)의 고향으로 이곳 주민 700만 명은 자부심이 높기로 유명하다. 경기 당일 허룽스타디움엔 5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맞물려 반한(反韓) 감정이 커진 터라 평소보다 더 격렬한 응원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한국인과 한국 선수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말 것’ 등의 공문을 창사 지역 자치구에 보낼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다. 중국 측이 대한축구협회가 요청한 전세기 운항을 거부한 점과 한국 취재진의 비자 발급이 평소보다 늦어진 일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중국의 스포츠 언론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마치 한국을 상대로 화끈한 승리가 예정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수백 개의 스포츠 매체가 경쟁하다 보니 서로 자극적인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는 현지 언론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도를 넘었다. 수천 명에 이르는 축구담당 기자들이 ‘글재주’나 ‘정보력’ 대신 ‘자극적인 뉴스’로 독자들에게 어필한다.
게다가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가 중국 대표팀을 맡으면서 언론의 기대와 관심이 급상승했다. 리피는 지난해 11월 가오훙보 감독의 후임으로 중국 대표팀 감독에 올랐다. 월드컵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룬 35년차 베테랑 감독이라 중국인들의 기대가 크다. 최종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도 자신만만한 건 ‘리피 효과’도 있다.

 하지만 공한증은 여전히 유효하다. 호들갑을 떠는 중국 언론과 달리 팬들 사이에선 태극 전사들에 대한 공포가 감지된다. 스포츠 마케팅회사에서 축구를 담당하는 한 중국인 지인은 “많은 중국 축구팬은 한국을 상대로 따낼 수 있는 승점이 1점이라고 생각한다. 비기기만 해도 잘한 것이다. 우리 모두 중국과 한국의 진짜 실력 차이를 알고 있다. 단지 운이 따라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 환경이 쉽지는 않지만 실력으로 말하면 된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경기장 분위기와 환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수준을 믿고 있다. 중국전에 좋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이겨서 돌아갈 자신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전에 이어 시리아전(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까지 승리를 거두는 게 목표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러시아행은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 대 중국의 경기는 23일(목) 오후 8시20분 JTBC와 JTBC3 FOX Sports에서 단독 생중계된다.
김환 해설위원·JTBC3 FOX Sports

김환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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