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로 만나 스쿠터 타고 학생식당서 밥먹고… 소박한 데이트 즐겼죠"
중앙사보 2017.03.23

처음 만난 건 2년 전 4월, 어느 누구와 다를 바 없는 소개팅. 만남의 장소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이었습니다. 조인스넷에 게시되었던 ‘청소년 음악회’ 티켓 두 장을 가지고 초조하게 그를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공연을 보고 난 후 근처 선술집에서 술을 먹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느라 어색했던 분위기를 풀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둘 다 술에 취하지 않았는데 첫 만남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취미, 종교, 가치관, 그리고 별로 믿는 편은 아니지만 별자리 운세와 혈액형 성격까지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몇 번 더 만나보니 취향도 생활방식도 많이 비슷했습니다. 냉면을 먹을 때 삶은 달걀을 먼저 먹는 것도 같았고 마룬 파이브(Maroon5), 데이미언 라이스(Damien Rice) 등 좋아하는 가수 또한 신기할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한마디로 쿵짝이 잘 맞았습니다. 

 우리의 데이트는 소박했습니다. 스쿠터를 타고 어느 대학교를 찾아가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고 도서관에서 책을 봤습니다. 회사 덕도 좀 봤습니다. 대학 식당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서울 서소문로 M스퀘어 직원식당을 이용하기도 하고 메가박스에서 영화도 봤습니다. 남자친구의 직장이 신기했던 그는 싫은 내색 없이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귀한 딸을 학생식당과 직원식당만 데려가는 그 놈의 남자친구를 데려와 보라”는 예비 장모님의 호출이 있었고, 그렇게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예비 장모님은 “실제로 만나보니 생각보다 외모도 괜찮고 내 딸 굶기지는 않겠구먼. 그렇지만 살은 좀 뺐으면 좋겠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동갑내기 예비신부는 LG CNS에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결혼식은 4월 15일 벚꽃이 만개해 있을 서울 여의도에서 합니다. 아름다운 벚꽃이 흩날릴 그날을 평생 잊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아 참, 결혼식까지 남은 기간 살은 좀 빼야겠습니다. 김정래 사원ㆍ중앙M&C

김정래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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